5일 12P 떨어져 549 마감…기관, 6일간 2500억 '팔자'
휴대폰 부품·바이오제약株…과도한 밸류에이션이 '발목'
코스닥 '밑빠진 독'…600선 돌파 기대했는데 60일선 붕괴

코스닥시장이 한 번씩 조정받을 때마다 지수가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불과 1주일 전 585까지 기세좋게 오르던 코스닥지수는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550선이 무너졌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5일, 20일, 60일 이동평균선이 정배열을 보이며 상승하다 갑자기 60일선(5일 현재 558.63) 밑으로 뚫린 게 벌써 두 번째다.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안정되기는커녕 변동성이 더 커지는 역설적 상황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1분기 실적 실망에 차익실현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날에 비해 12.46포인트(2.22%) 떨어진 549.09로 마감했다. 이로써 지난 4월22일 이후 한 달가량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600 돌파’의 기대감이 기관과 외국인 매도세 앞에 자취를 감췄다. 기관은 이날 411억원의 순매도를 포함, 최근 6거래일 동안 총 2467억원의 ‘팔자’ 우위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몰고 왔다.

전문가들은 일단 코스닥 기업의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오경택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 수익률이 유가증권시장을 넘어서면서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의 성장성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줬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5월 말까지 이어진 코스닥 기업 1분기 실적 발표를 보고 실망한 기관들이 밸류에이션을 낮추고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수익비율(PER)로 보면 휴대폰 부품은 10배, 바이오 제약은 15~20배에 달해 삼성전자(7배)와 비교해 과도했다는 자성론이 나왔다는 얘기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수 재개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들어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자, 외국인 매도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던 코스닥 주식에 기관의 관심이 집중됐다”며 “다시 외국인이 순매수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니까 외국인을 따라 사기 위해 중소형주를 줄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6월 중순 이후 방향 잡을 듯

지난 4월 초 외국인 매물에 따른 코스닥시장의 조정은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로 5일 만에 종료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관들의 차익매물을 개인들만 받아주고 있어 조정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오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을 이끌고 있는 휴대폰 부품 제조업체 실적은 삼성전자 갤럭시S4 판매에 힘입어 2분기에 좋아질 전망”이라며 “2분기 실적이 가시화할 이달 하순까지는 조정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전반적으로 시장 전체가 오르는 것은 아니고 스마트폰 부품, 자동차 부품, 경기민감 업종 중심의 차별화된 반등 장세를 예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증권시장의 수급 역시 좋지 않은 점이 되레 코스닥시장을 차갑게 만들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두 시장의 투자심리가 좋으면 매수세가 같이 들어오는데, 유가증권시장이 박스권에 갇혀 있어 코스닥시장 혼자 상승세를 이어나가기 힘든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우선주 급등, 신용융자 5조원 육박 등 시장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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