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혼조세를 나타낸 가운데 우선주들의 강세가 빛을 발했다.

저평가 메리트와 함께 저금리 기조 속에 배당 매력 등이 부각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 최근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 등에 힘입은 기업투명성 개선 역시 우선주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우선주는 통상 의결권이 없어 보통주보다 싸게 거래되지만 배당경향이 보통주보다 다소 높은 특징이 있다.

20일 롯데칠성우가 가격제한폭(14.92%)까지 뛴 43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2011년 8월 이후 최고가다. 최근 닷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주가는 이 기간 21.94% 올랐다.

이와 함께 넥센타이어1우B(14.89%), 대상우(12.63%), 하이트진로홀딩스우(11.92%), LG우(11.74%), 넥센우(10.71%) 등이 무더기로 강세를 나타냈고,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최근 우선주는 연일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유가증권시장 우선주는 평균 6.73% 뛰어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93%)을 크게 웃돌았다.

증권업계에서는 과거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우선주 상승을 동반한 경우가 많았고, 최근 외국인에 의해 우선주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비 외국인 지분율 변화를 측정한 결과, 우선주 20개 종목에서 지분 증가가 확인됐고, 이 같은 변화가 주가에 양호한 영향을 미친 듯 하다"며 "최근 5년간 보통주 대비 평균 괴리율과 현재 괴리율을 비교한 결과, 최근 우선주 강세로 대부분 평균 괴리율 이상으로 좁혀졌지만 대교우B를 포함해 9개 종목이 아직 평균 괴리율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보통주와 우선주 주가의 괴리율이 과거 5년 평균치 대비 큰 종목은 대교우B, 아모레G우, 삼성전자우, LG전자우, 대림산업우, CJ우, 삼성물산우, 삼성SDI(238,000 +0.63%)우, 우리투자증권우 등이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심하고 성장세가 불투명한 대형 보통주를 이용해 한국비중을 늘리는 것보다 성장 전망이 돋보이는 중·소형 우량주 혹은 배당 매력이 확실한 우선주에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외국인 수급 동향이 쉽게 바뀌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가정하면 외국인 매매 동향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우량 우선주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이와 함께 정책 변화에 따른 기업투명성 개선 측면에서도 우선주 할인 요인이 소멸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할인받는 이유는 의결권 가치 때문인데, 지난 2년간 기업관련 정책에서 대주주 및 일가의 회사 재산 빼돌리기 등 지배주주의 전횡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져 우선주의 가치가 회복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정부가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부과를 통해 대주주가 취득한 것으로 판단되는 사적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했고, 상법개정을 바탕으로 사업기회 유용금지를 입법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 대주주에 의해 개인적으로 유용되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의 투명성이 외국 기업 수준으로 개선될 경우 우선주 주주의 불이익은 현저히 축소, 우선주의 보통주 대비 괴리율은 해외 수준인 20% 이내로 감소할 수 있다"며 "현재 우선주는 2006년 이후의 디레이팅 국면을 벗어나는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우선주 강세를 감안하면 추종매매는 부담스런 시점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에서 뚜렷한 투자대안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틈새시장으로 우선주들이 각광을 받았다"며 "그러나 최근 급등 국면에서 가격 메리트가 급감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고, 투자 시에는 종목 선별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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