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4년 만에 100엔대에 진입한 가운데 일본 펀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30%를 웃돌며 질주하고 있지만 향후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일본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3.46%를 기록하고 있다. 모든 유형의 펀드 중 가장 성과가 뛰어나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02%,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1.31%에 그치고 있다.

수익률이 뒷받침 되면서 일본 펀드로 투자자금도 몰리고 있다.

일본 펀드에 유입되는 자금은 1월 중순부터 순유입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유입된 자금만 1430억원 이상이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1조1500억원 이상 자금이 오히려 빠져나갔다.

펀드 별로는 'KB스타재팬인덱스'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이 펀드에는 연초 이후 578억원이 순유입됐다. '피델리티재팬자(A)'는 298억원, '프랭클린템플턴재팬자(F)'는 200억원, '신한BNPP탑스일본(A)'는 116억원, '한화재팬코아 1(A)'도 100억원씩 자금이 들어왔다.

이는 최근 일본 증시가 '아베노믹스' 효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지난 7일 이후 1만4000선도 웃돌고 있다. 니케이가 1만4000선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또 엔화 환율이 이날 새벽 뉴욕 외환시장에서 4년 1개월만에 달러당 100엔대로 올라서면서 일본 증시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투자시 일본 펀드를 최우선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원소윤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단순 환율 이슈보다는 아베노믹스 효과가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내재가치에 영향을 주는지를 따져봐야 하지만, 아직 미미하다"며 "엔화를 시중에 대량 풀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작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또 "일본 경제가 7월 참의원 선거 후 다시 위기에 처할 것이란 우려가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며 "30만개 일본 중소기업이 도산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일본 펀드의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