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인컴펀드, 글로벌채권·배당주·리츠 등 투자 자산 다양
장기화하고 있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인해 투자자들의 심리는 크게 위축된 상태다. 주가 예측이 어려워진 데다 은행 예금 금리까지 연 3% 선을 위협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높은 기대수익을 추구하는 주식보다 수익률이 조금 낮더라도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제시하는 상품이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였던 해외채권형 상품이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올해도 경제 상황은 작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지표 개선이 이어지고 있지만 유럽시장에 대한 불안감, 신흥국의 부진 등으로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러한 경제 상황은 펀드시장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위험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소위 ‘중위험 중수익’ 펀드 상품들이 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펀드 잔액이 급증하던 시기에는 주식형, 채권형으로 분류된 특정 자산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주를 이뤘다. 지금은 주식과 채권에 동시에 투자하면서 리스크를 낮춘 인컴형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 주식형보다 수익성 면에서 안정성이 뛰어나고 채권형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멀티인컴펀드, 글로벌채권·배당주·리츠 등 투자 자산 다양

○멀티인컴펀드, 재테크시장에 새 바람

‘멀티인컴펀드’는 올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인컴펀드란 높은 인컴수익(이자수익+배당수익)을 추구하는 채권과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여기서 인컴(income)은 이자 및 배당 수익을 통칭하는 말이다. 채권의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주식 배당수익 등을 포함하는 펀드를 일컫는 말이다. 시중금리에다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금융상품군으로 분류된다. 한국과 비슷한 성장 추세를 보였던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선 이미 작년부터 인컴펀드에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인컴펀드는 전통적인 자산구분 방식과는 달리 투자자산을 ‘인컴’ 자산과 ‘인컴형’ 자산으로 구분한다. 여기서 인컴 자산은 일반적인 채권투자를 말한다. 국내 채권이나 해외 달러표시 채권, 현지통화 채권 등 그 대상도 다양하다. 안정적인 이자 소득을 추구한다는 특징도 있다.

또 다른 투자 대상군인 인컴형 자산은 채권 이외에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 국내외 배당주·우선주, 국내외 리츠(부동산 펀드) 등을 통칭한다. 대부분 연말에 배당이 몰려 있는 국내 주식과 달리 해외 배당주는 월·분기·반기 등 다양한 시기에 배당을 한다. 때문에 이런 기업에 투자하면 수익을 일정하게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리츠(REITs)는 대부분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일정 수준의 자본 차익과 매달 꾸준히 발생하는 임대료 수익을 기반으로 한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일부 펀드의 경우 10~20% 내외로 국제 차익거래, 금 등 원자재, 유전,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부적격 등급 기업 대출(뱅크론) 등 대체자산을 활용해 추가 수익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 이렇게 글로벌 채권과 배당주, 리츠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멀티인컴펀드다.

인컴펀드는 글로벌 자산에 폭넓게 투자하는 유형이 있다. 또 아시아나 미국 등 특정 국가의 채권이나 배당주에 투자하는 유형도 있다. 투자자의 특성에 따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경기가 상승기라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고금리를 지급하는 아시아 지역이나 하이일드 채권의 수익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경기가 침체에 빠져 디플레이션에 접어들 경우 상대적으로 우량한 선진국 채권과 선진국 배당주 비중이 높은 펀드가 좋은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인컴 펀드는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해 혹시 모를 부도위험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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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험·중수익…“변동 위험도 고려해야”

인컴펀드는 330조원 규모인 국내 펀드시장에서 2%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저성장, 저금리, 노령화란 세 가지 키워드가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적절한 투자 대안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이면서 꾸준한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포트폴리오 분산효과를 원하는 투자자, 해외시장의 투자기회를 활용해 추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이런 장점을 두루 갖춘 멀티인컴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멀티인컴펀드, 글로벌채권·배당주·리츠 등 투자 자산 다양
매달 일정한 수익을 얻기를 원한다면 인컴수익에서 나오는 수익을 나눠 받을 수 있는 월지급형 인컴펀드도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투자에 앞서 꼭 알아야 할 것은 인컴펀드가 여러 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위험 요인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채권 이자나 가격의 변동 위험이 있으며 여러 국가에 투자하는 경우 법적·정치적 변화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가입기간 안에 계속 인컴 수익(채권이자, 주식배당)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입할 때 인컴펀드의 수익구조가 시장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이하영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 연구원 leehy1123@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