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대에 안착하면 외국인이 매수를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037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1조2581억원 순매수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는 534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7일부터 태도가 변해 13일 하루만 빼고 줄곧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 1월 2조925억원을 순매도하며 글로벌 주요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야기한 것을 연상시킨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 상승률이 주요국은 물론 동남아 각국보다도 낮은데다 △엔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ETSE 지수 산정방식 변경에 따른 해외펀드들의 한국 주식 비중 축소 등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매도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이사는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일본 증시는 20.8%, 태국은 14.8%, 인도네시아는 11.6% 상승한 반면 한국 코스피지수는 0.5% 하락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되살아날 수 있는 계기는 결국 원·달러 환율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 이후 외국인들은 달러당 1100원 이상에서 매수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1150원까지 올라가면 환차익을 겨냥한 매도물량이 줄어들고, 수출기업 등의 실적 우려도 사그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38(0.53%) 오른 1987.56, 코스닥지수는 8.92(1.65%) 상승한 550.01로 각각 마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