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감이 사라지는 순간, 위기가 온다?’

주가 변동성에 대한 기대치를 나타내는 변동성지수(일명 공포지수)가 역사적 저점에 근접함에 따라 증시가 하락 쪽으로 방향을 틀지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변동성지수가 역사적 저점에 다가설 때마다 증시 하락으로 변곡점이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증시의 변동성지수인 VIX는 지난 25일(현지시간) 5포인트가량 오른 19를 기록했다. 한국의 변동성지수인 VKOSPI도 26일 15.51로 전날보다 0.57포인트 올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정치권 불안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던 유로존 위기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변동성지수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지수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및 2010년 4월과 비슷한 저점이다.

변동성지수가 이 수준을 기록했을 때 미국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S&P500지수는 2007년 10월에 고점을 찍은 뒤 약세를 보이다 2008년 5월 이후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2010년 4월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 오르던 주가는 한 번 출렁이며 4개월 정도 조정에 들어갔다. 당시 VIX는 모두 16~17 수준으로 최저치를 보였다. 공포지수가 낮아지면서 역설적이게도 증시의 조정장세가 시작된 셈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앞으로 변동성지수가 더 좋아질(낮아질) 여지가 별로 없어 주가 움직임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