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채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상반기 실적개선 기대감에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20일 증시전문가들은 모바일 시장의 확대가 PC D램 공급 부족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PC D램 가격 상승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PC D램 가격 상승으로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월 초부터 중국로컬업체들이 스마트폰을 본격 생산할 예정인데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리즈 갤럭시S4도 4월 중으로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모바일 D램과 낸드의 수요가 급증, PC D램 증산 여력이 없다는 판단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반 D램의 공급부족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상반기 내내 지속될 것"이라며 "2분기 이후 스마트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위권 D램 업체들이 PC D램을 다시 증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D램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론은 싱가폴 팹의 D램 설비를 낸드로 전환할 계획인데다 파워칩의 P3라인도 글로벌 파운드리로 매각돼 PC D램 가격 상승 시에도 증산 가능성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PC D램 가격은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보이면서 SK하이닉스 실적 향상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4GB(기가바이트) 모듈 기준 PC D램 가격은 1월 말 18달러에서 2월 19~20달러, 3월 21~22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키움증권은 추산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보수적인 1분기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는 연말부터 빠르게 개선되기 시작한 PC D램 가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공급부족으로 인한 D램 가격 상승과 원가 절감으로 마진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30일 여의도에서 열린 4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가이던스에 대해 '상저하고(上低下高)'로 표현하며 상반기 부진을 예고한바 있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500억원과 3000억원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실적개선에 있어서 많은 부분이 PC D램의 적자 해소에서 올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은 1조3600억원을 기록해 턴어라운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후 2시5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800원(3.09%) 오른 2만6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