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거래대금 급감으로 시장 에너지가 실종됐다. 주도주 부재와 환율 부담감, 정책 모멘텀 실종 속에 투자자들도 시장을 관망만 하고 있다.

13일 오전 10시48분 현재 코스피 거래대금은 9800억원에 불과하다. 평소 이맘 때쯤 거래대금이 1조원 중반대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 12일에 코스피 거래대금은 2조8600억원으로 급감해 3조원에도 못 미쳤다. 2월 들어서 코스피 거래대금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하루밖에 없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북한 핵실험 이슈가 터졌는데,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손바뀜이 활발하게 일어났을 것"이라며 "오히려 거래대금이 급감했다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2월 한달간 코스피 거래대금이 평균 6조8000억원에 달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현재 코스피 시장의 에너지는 반토막이 난 셈이다.

증시 주변자금 상황도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투자자 예탁금은 16조4623억원으로 1월 말 대비 1.2% 감소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역시 41조167억원으로 1.4% 줄었다.

이 같은 증시 주변자금은 현재 주식에 투자하고 있지는 않지만, 언제라도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예비 자금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변자금마저도 부진하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마음이 쉽게 주식시장에 우호적으로 돌아서기 힘들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1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시장 악재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쉽게 증시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8.3배에 불과하기 때문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만한 상황인데도 투신이나 개인 등 액티브한 투자자들은 지켜보고만 있다"고 밝혔다.

이는 환율 등의 이슈로 올해 기업이익에 대한 의구심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올해에도 환율 악재로 기업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1분기에도 실적 추정치 하향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과 중국 등 주요국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정책 모멘텀이 부재한 것도 투자심리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역시 예산 자동 감축,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연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은 뱅가드 매물 등으로 1월 한달간 매도세를 보인 데다 기관 역시 펀드 환매 물량에 '사자'에 나서지 못하면서 수급에서도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관망세가 해소되려면 주도세력이 나타나 시장 안전판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특히 외국인이 지지력을 얼마나 만들어주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나마 외국인이 2월 들어 매수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판단되고 있다.

오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1060원대에서 반등하면서 환율 관련 불안감이 낮아진 결과"라며 "애플 실적과 현대차 실적 발표, 환율 우려가 겹치며 대표주에 집중되었던 외국인의 비프로그램 형태의 매도도 지난주 순매수로 전환하며 시장의 안정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는 이슈들이 해소될 만한 3월 중순 이후에야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1분기에 대한 대략적인 모습이 나오는 3월 초중반 이후에 올해 실적에 대한 안도감이 확산된다면 코스피 거래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의 신정부 출범과 중국의 양회 등도 3월 이후 정책 모멘텀 부재를 해소해줄 수 있는 이슈라고 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