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미국·중국) 호재에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거듭하고 있다. 환율 변동성 확대, 뱅가드발(發) 수급 이슈와 어닝 시즌 불안감 등이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 주에도 이런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지수는 1900선 중반에서 지지력을 보일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조정시 주식 비중확대 국면으로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0.44% 내렸다. 같은기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2007년 12월 이래 최고치로 한 주를 마감했다.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도 반등세를 이어갔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다음 주에도 시장의 탄력적인 강세를 이끌만한 재료가 예상되지 않아 완만한 약세가 예상된다"면서도 "1970선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점 등을 감안하면 하단 지지력이 1900선 중반 정도에서는 확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내주 증시는 외국인 및 프로그램 수급 구도의 부담감으로 지수의 반등 탄력이 약화될 것"이라면서도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8.5배 수준, 투자 심리도가 30%까지 떨어진 시점에서 증시는 하방 경직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우려들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진단이다. 하지만 1900선 중반에서 하방 경직성이 기대되고 있으며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대비해 조정 기간을 주식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라는 조언이다.

이 팀장은 "이익 안정성과 환율에서 자유로운 제품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 정보기술(IT)주와 상대적으로 견조한 이익 모멘텀(상승동력)을 보유한 통신, 유틸리티주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우운송지수의 사상최고치 돌파가 시사하는 바를 업종투자 포인트로 삼아야 한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산업재 중에서도 조선주(대우조선해양), 필수소비재는 중국내수성장주(빙그레), 금융주에서는 증권(우리투자증권), 유틸리티에선 한국전력을 투자유망종목으로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내주 체크해야 할 이벤트로 뱅가드발 수급 이슈와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회의 등이 꼽혔다.

지난 10일부터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변경 관련 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주간 기준으로 3700억원 가량의 물량이 풀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는 24일에 현대차, LG디스플레이 등을 시작으로 25일(기아차,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29일(삼성SDI), 30일(LG화학, LG전자)에 연이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회의(21~22일)에서 어떤 코멘트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엔화 약세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가 목표를 아베 총리가 원하는대로 1%에서 2%로 상향 조정할 것인지 여부가 중요하다.

다음주 후반에 발표가 예정된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 지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국의 신규 주택 착공 건수 증가에 이어 판매 지표도 개선될 경우 경기 개선 기대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는 오바마 정부의 정책적 방향성이나 공약 내용이 재조명 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팀장은 "실적 발표를 앞둔 종목들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기 우려가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향 철강, 화학, 조선 등의 경기민감주는 4분기 실적에 대한 검증 욕구가 여전히 높은 시점이며, 원·엔 환율 변수에 민감한 자동차주들은 연비 소송 관련 충당금 적립 및 향후 시장 전망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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