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과 삼성전자 급등에 힘입어 3개월여만에 2000선 고지를 탈환했다.

12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맞아 우려됐던 '네마녀의 심술'은 없었다. 오히려 프로그램으로 대량 '사자'세가 유입됐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7.33포인트(1.38%) 오른 2002.77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9월 24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하면서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이후 프로그램을 통한 매수 규모가 확대되며 오름폭을 늘렸다.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내년 1월부터 매달 45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7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한 것은 예상됐던 일로 증시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았다.

외국인은 이날 5232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하며 지난 9월14일(1조2830억원) 이후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개인은 4837억원, 기관은 146억원 매도우위였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 업종에서 2294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집중 매수했다. 금융업(831억원), 운수장비(545억원), 화학(543억원) 업종에서도 '사자'를 외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4만3000원(2.89%) 급등한 153만3000원으로 전인미답의 사상최고가를 다시 썼다. 애플과의 소송이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데다 4분기 실적도 사상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동시만기일 막판 네마녀의 변덕은 없었다. 오히려 프로그램을 통해 1조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되며 프로그램 매수 규모도 4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차익거래가 2384억원, 비차익거래가 6744억원으로 전체 프로그램은 9128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매수세의 대부분은 역시 외국인이었다.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은 차익거래에서 2242억원, 비차익거래에서 5801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2.96%), 전기전자(2.39%), 비금속광물(1.83%) 업종의 상승폭이 컸고, 철강금속(-0.24%)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LG화학, 삼성전자우, 삼성생명, SK하이닉스, 신한지주 등 모든 종목이 올랐다.

이날 코스피 거래량은 4억1400만주, 거래대금은 5조8900억원이었다.

코스닥지수도 4.82포인트(0.99%) 오른 490.15로 마쳤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2.00원(0.19%) 떨어진 1073.00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