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실상 '4차 양적완화(QE3)'를 결정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연준의 이번 조치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원화강세 심화를 고려할 때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 "외국인 매수 확대 전망…코스피 상승 이어질 것"
연준은 11~12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1월부터 매달 45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사들이기로 했다.

이로써 연준은 9월의 400억달러 매입결정에 더해 내년 1월부터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게 된다.

또 2015년 중반까지는 초저금리(0~0.25%) 기조를 유지하며 최근 7~8% 수준에 머무는 실업률을 6.5% 수준까지 낮추기로 했다.

연준의 양적완화 확대가 결정된 직후인 이날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매수 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오후 1시20분 기준으로 외국인은 2천363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전날 장 종료 후 집계된 순매수 금액(2천98억원)보다도 많다.

외국인은 이번 FOMC 회의에서 추가 양적 완화 조치가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왔다.

중국정부의 내년 경기부양 기대에 더해 FOMC 결정 후 외국인 매수세 확대가 전망되자 코스피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152만9천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매수 주체 중 미국계의 비중이 늘고 있다.

조용현 연구원은 "최근 미국계 자금 유입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연준의 추가양적 완화가 결정됨에 따라 연말까지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원화강세가 코스피 상승 제한할 수 있어"
반면에 연준의 결정으로 코스피의 상승세가 제한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중심의 유동성 공급이 원화강세를 심화해 장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일 하락했다.

12일에는 14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13일에도 하락세는 계속돼 1,070원선을 위협했다.

수출중심 국가인 한국 경제에서 원화 강세 폭의 확대는 국가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바로는 지속되는 환율 하락으로 3분기 국내 기업의 수출채산성 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하락했다.

환율 하락이 본격화한 10월 기준으로 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8.1% 급락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최근 조사결과 수출 중소기업은 달러당 1,102원이, 대기업은 1,059원이 손익분기점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전망이 불투명한 점도 미국의 경기부양으로 인한 코스피 상승효과를 상쇄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대화가 진행 중이지만 전날에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재정절벽 협상이 크리스마스 연휴 이전에 타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혀 시장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통화 가치를 높여 수출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국내 경기회복에 장애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oh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