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세계경제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 재정위기의 전염과 중국 경기회복의 지연,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이슈 등에 따라 실물경제의 반영은 이제부터라는 비관론도 확대되고 있다. 그 어느때 보다 변동성은 커지고 있고, 투자심리도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불확실성 시대의 증시 향배와 핵심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내년 국내 증시가 또 다시 급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변동성이 없는 밋밋한 장세가 이어질까 두려운 것 뿐이죠. 다만 불황기 사람들의 소비패턴 변화와 인구구조 변화를 보면 투자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10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내년 코스피지수가 상, 하단이 제한된 상태에서 압축 횡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같이 조언했다.

◆ 대내외 환경 아직 녹록지 않아…'중고하저' 장세 예상

최 센터장은 내년 코스피지수 밴드를 1850~2330선으로 제시했다.

코스피지수 하단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불거졌을 당시에도 방어 매력이 돋보였던 지수대다. 다만 최 센터장은 지수 상단에 대한 고민을 아직 하고 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제시한 밴드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을 60% 보고 있지만 매우 제한된 폭에서 압축 장세를 나타날 가능성도 30% 있다"며 "미국은 재정절벽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대신 향후 2~3년간 2%대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보이고, 중국도 이른바 '중진국 함정'에 빠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는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유럽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도 0~0.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고령화, 저금리 문제에 직면한 한국도 2~3%대 성장에 갇혀 투자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않다는 진단이다.

최 센터장은 "다만 올 3분기 국내 증시는 바닥권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1분기 중반 이후 지수는 반등에 나서고 3분기 다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때를 공략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트렌드 변화를 읽어라"…제약·모바일 관련株 유망

내년 증시가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전략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IT와 자동차 등 경기민감 대형주(株)를 먼저 주목하라는 얘기다. 다만 지수가 압축, 횡보할 경우에는 산업의 트렌드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 센터장은 "어떤 후보가 당선이 되든 새 대통령은 제약 산업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수한 인력이 포진돼 있고, 고령화시대 해결책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건설주도 고려 대상에 포함된다"며 "문화컨텐츠 산업 또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계속 쌓이고 있어 관련주를 주목할 만 하다"고 했다.

불황기 소비패턴의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존 소비행태가 변화해 편의점 또는 모바일 결제, 유통 시장이 발전할 것이란 예상이다. 관련종목으로는 CJ오쇼핑과 인터파크 등을 꼽았다.

최 센터장은 "역사적으로 보면 투자심리가 가장 얼어붙었을 때 투자한 사람이 결국 수익을 냈다"며 "1분기까지 진입 시점을 타진하고, 우량주를 장기 보유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