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포스코특수강이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포스코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과 베트남 신공장 자금 마련 등을 위해 연내 상장 의지를 피력했으나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희망 가격을 크게 밑돌면서 결국 상장을 중단하게 됐다.

포스코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진한 철강 업황과 IPO 시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감행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30일 포스코특수강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최종 공모가액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면서 "이와 같은 제반 여건을 고려해 매출주주와 공동대표주관사, 공동주관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재공모 추진 여부는 향후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최근 철강주 약세와 하반기 실적 부진, IPO 시장의 잇따른 흥행 실패 등의 여파로 공모가가 기대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분석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당초 시장에서는 공모 희망가액 하단인 2만8000원 아래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으나 기관들이 제시한 공모가격이 2만원에도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포스코특수강 임직원들이 지난 21일부터 일주일간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진행, 자금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위험회피 심리가 공모가 발목을 잡았다는 전언이다.

이에 당초 현대오일뱅크, LG실트론 등의 상장이 연기된 가운데 올해 기대를 모았던 기업들의 IPO도 신통치 못한 성과를 내게 됐다.

포스코특수강과 함께 올해 마지막으로 나란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삼보E&C의 상장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두 회사 모두 지난 28일~29일까지 이틀간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포스코특수강의 상장 철회는 철강주에 대한 시장의 싸늘한 투자심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평가했다.

포스코특수강의 상장 철회로 모회사인 포스코(지분율 94.74%)의 차입금 상환 계획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이번 상장을 통해 포스코 보유지분 가운데 구주 700만주 매출을 통해 1920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예정이었다.

박병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안이 시장의 부진한 투자심리와 위험회피 성향을 대변하는 사례"라며 "이번 포스코특수강 구주매출 대금 규모가 포스코의 자금 흐름을 바꿀 만한 규모는 아니었으나 자회사들로부터의 자금 회수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는데, 결국 이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