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약 8년4개월 만에 20%를 넘어섰다. 코스피지수에 미치는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더 커지는 추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합한 삼성전자 시총은 지난 20일 219조3000여억원으로 전체의 20.08%를 기록, 2004년 8월9일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긴 뒤 비중을 키우는 추세다. 이날 시총은 225조7000여억원으로 전체의 20.46%를 차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강세와 시총 비중 확대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스피지수가 삼성전자를 제외한 종목이나 업종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착시효과’가 커질 수 있어서다.

이날 장이 단적인 예다. 코스피지수는 2.82포인트(0.15%) 하락한 1908.51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난 한 주간 9.95% 급등한 삼성전자가 이날 2.30% 하락하며 큰 폭의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코스피지수는 약 0.29% 상승한 것으로 우리투자증권은 분석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시총 비중이 커질수록 지수 대응은 의미가 희석되기 때문에 종목별로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증시 지배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금력 있는 외국인의 경우 비중이 커지는 삼성전자를 지렛대 삼아 증시를 움직이는 매매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