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미국 재정절벽 리스크에 이어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악재가 혼재한 상황에서 다음주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한 미국 연말 쇼핑시즌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오전 10시51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3.98포인트(0.21%) 떨어진 1866.74를 기록중이다.

미국 재정절벽이 연일 글로벌 증시에 악재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날 발표된 유로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마이너스로 뒷걸음질치면서 유럽 경기에 대한 우려도 불거졌다.

혼재한 악재 속에 그나마 연말을 맞아 기대되는 것이 미국의 연말쇼핑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다.

미국은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오는 23일 미국 최대 세일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연말 쇼핑시즌에 돌입한다. 이 기간에 연간 판매량의 25~40%가 집중될 정도로 미국 소매업계에 가장 중요한 시즌이다.

하나대투증권은 "미국 재정절벽 이슈로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고 나아가 재정건전화 합의가 지연될수록 경제지표들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장은 기댈 언덕을 찾기에 분주한데 그 중에 하나가 미국의 소비시즌 기대감"이라고 풀이했다.

전미소매연맹(NRF)의 2012년 연말특수 조사 따르면 1인당 평균 749.51달러를 소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대비 1.21% 증가된 수치로 이번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낙관적인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 비해 지출을 더 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연말 선물 종류에 대해서도 고가의 선물인 보석이나 귀금속류를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22.5%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미국의 10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3%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에 따른 것이지 미국 소비지표의 추세적인 하향세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빠르면 11월 초 이후 이연수요 및 허리케인 복구수요 등에 따라 빠른 소매판매의 반등이 예상된다"며 향후 블랙 프라이데이를 포함한 미국의 연말쇼핑 시즌의 실적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주택시장의 회복세 지속으로 민간소비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정책대응으로 소비심리가 2007년 7월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미국인들의 경우 미래에 재정상태가 양호해 질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소비를 다소 이연시키는 경향이 있는 반면 과거에 비해 현재의 상황이 괜찮다고 생각할 경우 실질적인 소비가 이루어 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발표된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 등을 봤을 때 미국 소매판매액 지수의 추가적인 반등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혜도 점쳐볼 수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보기술(IT), 경기소비재 업종의 경우 미국 연말특수 효과가 일반적으로 반영되는 업종으로 연말특수 시즌 전후로는 매출호조 가능성이 부각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특히 "전주 미국 IT 업종이 소폭 상향조정된 점과 국내 반도체 업종의 양호한 실적전망 추이는 미국 연말특수 기대감을 가져볼 만한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