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90원 아래로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원30전 하락한 1085원40전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5일 1100원 선이 무너진 지 열흘여 만에 또다시 1090원 선을 내줬다.

이날 환율은 6전 내린 1090원10전에 출발한 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유력 소식이 전해지면서 1090원 아래로 밀려났다. 단기 지지선으로 여겨진 1090원 선이 무너지자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물을 쏟아냈고 그동안 잠잠했던 역외세력까지 매도에 가세하며 낙폭을 키웠다. 환율은 지난해 9월9일(1077원30전)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이후 선진국들의 잇따른 양적완화로 인해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무제한 매입을 발표한 데 이어 미국이 3차 양적완화에 나섰고 일본도 두 차례에 걸쳐 국채 매입 한도를 증액하면서 돈을 풀었다.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 가치 하락은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강세로 이어졌다.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한국의 신뢰도가 높아진 점도 원화 강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그 결과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이후 두 달 만에 49원30전(4.3%)이나 하락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기존 통화 확대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키우면서 환율을 좀 더 끌어내릴 전망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