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연비 과장'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주요 철강주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 수요사업인 자동차 관련 악재가 불거지며 철강주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철강사의 실적 등 펀더멘털(내재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5일 오후 1시45분 현재 현대하이스코는 전 거래일보다 1650원(3.90%) 떨어진 4만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1.92%), 포스코(-0.74%) 역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 관련 악재가 철강주 투자심리에 단기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철강사 생산물량 중 현대·기아차의 북미시장 관련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으로 현대하이스코가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300만t 중 국내 판매 관련 비중이 70%에 육박하기 때문에 이번 사안이 실질적으로 철강주 실적에 타격을 입힐 정도의 요인은 아니다"며 "그러나 투자심리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철강사들의 현대·기아차 그룹 관련 물량은 현대하이스코의 경우 연산 550만t 중 300만t 수준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하이스코를 경유하는 물량으로 연산 1800만t 중 300만t이다. 포스코는 연산 3400만t의 130만t에 그친다. 또한 이중 북미 관련 공급량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철강사 실적 둔화와 함께 수요 산업인 자동차 업체와 관련해 부정적인 뉴스가 나오면서 주요 철강주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면서도 "현대·기아차의 내년도 철강 수요 조사 과정에서 물량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현재 철강주 투자심리가 현대·기아차의 연비 과장 이슈에 묶여있지만 점차 철강업황 회복 여부로 되돌아올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다만 중국 철강가격 흐름 등에 비춰 철강업 회복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중국 철강사들의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철강주들의 수익성이 불안한 상황"이라며 "연말까지는 철강주 관련 투자심리가 뚜렷하게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