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거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 종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의 매수세가 이들 종목에 몰리면서 수급상으로도 양호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3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종목 가운데는 4분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도 있다”며 “해당 종목의 실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바닥’을 쳤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 2인방’ 강세

31일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 증권사가 3곳 이상인 131개 종목 가운데 이미 실적을 발표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을 포함해 9개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3분기 318억원의 적자를 냈던 LG전자는 올 3분기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220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4920억원의 적자를 냈던 LG디스플레이도 253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3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는 기업 가운데는 지난해 1351억원의 적자를 냈던 한진해운이 166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LS(1471억원) 현대상선(1248억원) 효성(944억원) 동국제강(150억원) 지역난방공사(86억원)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턴어라운드 종목 가운데 최근 가장 뚜렷한 강세를 보이는 종목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다. 지난 10일부터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LG디스플레이는 이날까지 22.96% 상승했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11.78% 올랐다.

4분기에 13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SK하이닉스도 16일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이날까지 11.68% 상승했다. 기관은 22일부터 LG전자(2048억원·순매수 2위) SK하이닉스(1814억원·3위) LG디스플레이(1349억원·5위) 등을 집중 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일회성인지, 아닌지 따져봐야

전문가들은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더라도 업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흑자 전환이 일회성인지, 추세적인 것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3분기에 화학과 섬유 부문의 선전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효성의 경우 4분기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98% 감소할 것으로 추정돼 투자 비중을 과도하게 늘려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많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이어코드의 시황 악화와 중공업 부문의 부진때문에 4분기 이익 증가폭이 줄어들 것”이라며 “중공업 부문의 확실한 실적 개선은 내년 1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하기는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해운주들도 4분기에 흑자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유럽 경기 부진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어 성급한 투자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유럽 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계절상으로도 비수기에 접어드는 시점”이라며 “비수기가 지난 뒤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반면 LG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업종 턴어라운드주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노키아 모토로라 등 경쟁사를 제친 것이,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일 아이패드4 출시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점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현물가격의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4분기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증권은 반도체 가격 상승세를 감안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최근 10% 상향 조정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