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이 하한가가 풀어지도록 (싸이가) 한마디만 해달라. 이러다 많은 사람이 한강에 간다.”(가수 싸이 미니홈피 방명록)

“내일 (싸이가)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면 다시 상한가 갈 거다.”(한 증권포털 게시판)

7거래일간 상한가 행진을 벌인 ‘싸이 테마주’ 디아이가 17일 이틀 연속 하한가로 추락하자, 싸이 미니홈피(싸이월드)는 물론 각종 인터넷 게시판이 뜨거워지고 있다. 싸이가 직접 나서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호소에서부터 죽음을 암시하는 글, 아직 희망이 있다는 자위 섞인 글 등이 난무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싸이 미니홈피에 “1인 기획 창립만이…”란 글을 남겨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싸이가 디아이로 이적할 것이란 루머를 현실화시켜달라고 매달렸다. 또 다른 투자자는 한 증권포털 게시판에 “5시간째 호가 창만 보고 있다. 아침, 점심 다 걸렀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나 일반 네티즌과 일부 투자자들은 상한가 행진에 편승하려 했던 과욕을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래소에서도 위험하다고 사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징징대는 거야?!”란 글들이 올라왔다.

이날 디아이는 장 시작부터 하한가로 출발해 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매도잔량만 405만주에 달했다.

싸이의 아버지 박원호 씨가 회장인 디아이의 주가는 지난달 중순 2200원대에서 이달 15일 1만31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5일엔 2008년 주주총회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하한가 추락은 한국거래소가 디아이의 시세조종 여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의 영향이 컸다. 거래소 관계자는 “호가, 매매유형 등에 의도성이 있는지 보고 있다”며 “범죄혐의가 드러날 경우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싸이의 할머니인 이애숙 씨는 디아이 보유 주식 120만5378주 가운데 5378주를 최근 장내 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씨는 디아이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최고가(1만3100원)를 기록한 지난 15일 주식을 팔았다. 이씨는 주식 처분으로 7000만원 가량을 현금화한 셈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