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주의보…실적악화에 떠는 기업은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3분기 실적발표(어닝)시즌에 돌입한다. 최근 코스피지수의 조정으로 종목 간 수익률 차이가 커지는 만큼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 간의 차별화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이번 어닝시즌에는 ‘어닝쇼크(증권사 평균 추정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 발표)’ 종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LG이노텍 LG전자 현대제철 두산인프라코어 하이록코리아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LG이노텍·LG전자·LG패션 동반 부진

3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치는 최근 꾸준히 하향 조정됐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두 곳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 전망 보고서를 낸 132개 종목의 총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는 지난달 초 34조3664억원에서 꾸준히 하향 조정돼 이달 11일에는 33조6183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3분기 실적에 대해 이미 투자자들이 별 기대를 걸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번 어닝시즌은 코스피지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하지만 일부 종목은 시장의 낮아진 눈높이조차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저조한 실적을 발표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LG이노텍이 대표적이다.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455억원이다. KB투자증권은 그러나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268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컨센서스 대비 41.1%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발광다이오드(LED) 부문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더 악화됐고 카메라모듈 부문은 주 거래선의 신제품 출하가 계속 지연되면서 매출 성장이 없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KB투자증권은 LG이노텍의 실적 회복은 빨라야 내년 2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KB투자증권은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도 컨센서스(2542억원)보다 36.4% 적은 1617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증권사 이순학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부문 적자는 원래 예상했지만 TV 부문의 실적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안 좋게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 경쟁사들의 경쟁력 약화에도 불구하고 유럽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LG패션 한섬 휠라코리아 등 패션주 역시 내수경기 부진의 여파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철강 기계 등 산업재 3분기도 ‘흐림’

철강·기계·금속 등 산업재 업종 종목들도 어닝쇼크 후보군에 이름이 올라 있다. 한화증권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컨센서스를 밑돈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는 매출 2조1309억원, 영업이익 1365억원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추정치는 매출이 2조121억원, 영업이익은 837억원에 불과하다. 중국 경기둔화로 중국 내 굴삭기 판매가 부진했고, 공작기계 부문도 지난 6~7월 수주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제철도 시장의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을 투자자들에게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2245억원으로 컨센서스(2541억원)에 못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봉형강은 3분기가 계절적으로 비수기인 데다, 판재는 수출가격과 내수가격 모두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관이음쇠 제조업체 하이록코리아와 태광은 경쟁심화와 신규수주 정체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부진할 수 있지만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주 원인이어서 3분기 실적이 주가의 장기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KB투자증권은 예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