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 법정관리 신청 후 웅진그룹에 대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의 ‘사재 출연설’이 흘러나와 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재 출연설은 한 언론사가 4일 오전 “윤 회장이 고의 부도설 등의 오해를 풀기 위해 보유 중인 웅진홀딩스 주식 등의 사재를 출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 측은 이날 “사재 출연은 검토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웅진 관계자는 “윤 회장 부인 김향숙 씨가 법정관리 신청 직전 계열사 주식을 매각해 논란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 매각 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가 나온 적은 있지만 윤 회장 개인의 사재 출연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의 경우 사재 출연을 하고 싶어도 출연할 사재가 없다”고 말했다.웅진그룹에 따르면 윤 회장의 개인 재산은 부동산 등은 없고, 전부 주식이나 대여금 형태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주식으로는 웅진홀딩스 지분 73.9%, 웅진케미칼 8.8%를 갖고 있다. 최근 시가를 감안했을 때 총 1812억원 규모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사업부문 대표는 “이 주식은 모두 계열사 대출 때 담보로 제공한 것이어서 출연할 재산은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비상장주식으로 개인회사인 웅진캐피탈 지분 93%와 골프장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지분 43.2%, 웅진식품 지분 22.3%, 웅진플레이도시 지분 1.05%, 르네상스제일호PEF 지분 16.6%, 극동건설 지분 1.8%, 북센 지분 1% 등과 웅진플레이도시에 대여한 709억원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그룹 관계자는 “윤 회장은 서울저축은행과 극동건설 등 어려운 계열사를 살리기 위해 그동안 2200억원 정도의 사재를 출자나 대여 형태로 지원했다”며 “출연 가능한 사재는 이미 다 썼고, 남은 자산의 경우 매각이 불가능하거나 받기 힘든 상황이어서 출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