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형사고소 검토 왜

금감원, 웅진 부당행위 일제 점검
홀딩스 회사채 2151억 보유한 단위농협 등 서민금융사 날벼락
마켓인사이트 9월28일 오후 3시21분

[마켓인사이트] 우리투자證 "법정관리 숨긴채 대출" 웅진 "실무자는 회생신청 몰랐다"

우리투자증권(9,480 +3.95%) 등 채권단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을 배임과 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과정에서 부당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일제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채권단은 윤 회장과 함께 채권단이 추천한 사람을 웅진홀딩스 공동관리인으로 선임해 달라고 법원에 건의하는 등 웅진홀딩스 법정관리에 적극 관여할 의지를 나타냈다.

○“법정관리 준비하면서 대출받았다”

우리투자증권 등이 윤 회장을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극동건설의 1차 부도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한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극동건설은 지난 25일 만기가 돌아온 150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않고 1차 부도를 냈다. 웅진홀딩스는 이날 극동건설의 인천 구월동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금 등 1200억원을 상환했다. 이 대출의 만기는 2014년 10월이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만기가 돌아온 어음부터 결제하는 게 순리인데도 이를 방치함으로써 채권단 및 주주에게 손실을 끼쳐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는 법정관리를 준비하면서 이를 속이고 추가 대출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웅진홀딩스는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지난 19일과 24일 총 2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때는 법정관리를 준비하는 시기였던 것으로 드러난 만큼 사기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채권단 관계자는 밝혔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이 윤 회장을 공동 고소할지를 변호인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웅진홀딩스 고위관계자는 “PF 대출을 상환하지 않으면 사업장이 부도날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었으며, 주식담보대출은 실무자가 법정관리 진행 상황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으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의성이 없는 만큼 배임이나 사기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사실과 다른 부분을 근거로 고소하면 무고죄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고수익 노렸다가 ‘날벼락’

우리투자증권은 증권사 중 웅진그룹에 대한 여신이 가장 많다. 주식담보대출 300억원과 기업어음(CP) 165억원 등 465억원에 이른다.

의외의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서민금융회사다. 웅진홀딩스가 발행한 회사채는 65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농협·수협·축협·신협·새마을금고 단위조합 등 ‘기타법인’이 2151억원을 가져갔다. 저축은행을 포함하는 ‘종금·저축’의 순매수 금액은 527억원, 개인은 809억원이다. 증권사 리테일 채권 판매담당자는 “서민금융기관들이 재계 30위권 그룹사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회사채를 많이 사들였다”고 말했다.

웅진홀딩스의 회사채가 문제가 되면서 신용등급 BBB급 기업들의 자본시장 활용에도 제약이 커지게 됐다.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에 놀란 투자자들이 채권 매수에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지난 26일 법정관리 신청 직전 웅진홀딩스 신용등급은 투기등급보다 3단계 위인 ‘BBB+’였다.

임도원/이태호/장창민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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