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지난 10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운용사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주식형 펀드의 침체기와 맞물린 상황에서 올해를 'ETF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공격적인 수수료 마케팅을 펼치는 곳도 있다.

1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ETF는 2002년 시장 개설시 자산규모가 3444억원에 불과했다. 종목수는 4개로 출발했다. 그러나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ETF 시장의 자산규모는 지난 8월 기준 13조원으로 38배 성장했다. 종목수도 129개로 크게 늘었다.

ETF 시장에 참여한 운용사 수도 2002년 4곳에서 현재 15곳으로 증가했다. 다만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 상위 3개 운용사가 전체 ETF 순자산총액의 77% 이상을 차지하는 등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러한 ETF 시장에 보수율 인하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투운용은 이날 'KINDEX 200'을 비롯한 8개 ETF의 운용 보수를 낮춘다고 밝혔다.

'KINDEX 200', 'KINDEX 인버스', 'KINDEX삼성그룹' 등 7개 펀드는 총 보수가 각각 0.15%로 낮아졌고, 'KINDEX레버리지'는 기존 0.7%에서 57% 이상 낮아진 0.3%로 대폭 인하됐다. 이는 업계 최저수준이다.

한투운용 측은 "일반 주식형 펀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고 신상품을 출시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ETF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운용 보수를 낮춤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설정액 기준으로 업계 2위인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ETF 보수를 인하하면서 이미 그 효과를 누렸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TIGER 200'의 총 보수는 0.15%, 'TIGER 레버리지'는 0.70%로 낮췄다.

미래에셋운용 측은 "지난해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설정액이 1조원 수준에서 현재 1조9000억원까지 늘었다"며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해 규모가 적정수준에 도달했을 경우 추가적으로 보수를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을 가장 먼저 선점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5월 KODEX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보수율을 기존 0.93%에서 0.79%로 0.14%포인트 인하했다. 추가적인 보수 인하는 검토 중이다.

우리자산운용도 ETF 보수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운용의 'KOSEF 인버스' 총 보수는 0.83%로 ETF 상품 중 가장 높다.

성수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변동성이 낮아지는 구조에서 액티브 펀드의 성과가 기대를 밑도는 반면 개인과 외국인의 참여 증가로 ETF 거래량이 폭증하고 있다"며 "선발 운용사는 이미 KODEX, TIGER, KOSEF 등 브랜드 파워를 구축해 놓은데다 대표 상품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성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이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약세인 후발주자라면 비용 하향 전략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며 "중소형 운용사를 중심으로는 신규 ETF 개발이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