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경기둔화 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경제 성장세가 미약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국내 경제는 내수가 개선과 악화를 반복하고 수출이 감소추세를 보임에 따라 성장세가 미약했다"며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수가 고령층 및 서비스업 중심의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제조업에서도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에 대한 금통위의 인식이 지난달 "성장세 둔화"에서 "미약"으로 다소 나빠진 것이다.

금통위는 이어 "앞으로 국내경제는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장기화,글로벌 경제의 부진 등으로 마이너스의 국내총생산(GDP) 갭이 상당가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DP갭은 잠재 GDP와 실질 GDP의 격차로 마이너스 상태는 '경기둔화' 또는 '회복'을 의미한다.

금통위가 GDP갭의 마이너스 상황이 길어진다고 본 것은 선진국의 경기부진 영향으로 신흥시장국 역시 부진이 심화돼 경기 확장 국면으로 전환될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세계 경제를 보면 미국은 경기회복세가 다소 약화됐고 유로지역에서는 경제활동의 부진이 심화됐다"며 "신흥시장국도 선진국 경기부진의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계속 둔화됐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세계 경제의 회복세는 매우 완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실물경제 파급 및 미국의 급격한 재정긴축 현실화 가능성 등이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안정목표선 아래에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태풍피해, 국제유가 및 곡물가격 불안 등의 영향으로 높아지겠으나 당분간 물가안정목표의 중심선(3.0%) 아래에서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금통위는 "앞으로 해외 위험요인 및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하게 점검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계속 노력하면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목표 내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