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주들이 정부의 ‘9·10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11일 증시에서 오르기는커녕 되레 하락했다.

현대차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500원(0.63%) 떨어진 23만5000원에 마감했다. 대책이 발표된 전날에도 500원밖에 오르지 않은 23만6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아차도 이날 7만2700원으로 200원(0.27%) 하락했으며 현대모비스는 1500원(0.50%) 내린 3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부양책이 발표된 전날에도 소폭 내려 이틀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정부가 이날 국무회의를 열어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의결, 곧바로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증시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선 △9·10 경기부양책 자체의 기대 효과가 작고 △시행시기가 올해 말까지 120여일에 불과하며 △과거 전례처럼 폐차보조금이 없어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세금 인하 기간은 과거 비슷한 정책이 시행됐던 시기(1998~1999년의 13개월, 2001~2002년의 9개월, 2004~2005년의 19개월)에 비해 훨씬 짧다.

박영호 대우증권 소비재팀장은 “부진했던 내수 소비가 일시적이나마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는 가격 탄력도가 높은 중소형차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1.5%포인트 세율 인하가 교육세(개별소비세의 30%)까지 감안하면 1.8%포인트까지 높아지지만, 중소형 차종의 경우 감세액이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 액센트 1.4의 경우 25만1000원, 아반떼 1.6은 32만5000원, 한국GM 크루즈 1.8은 34만1000원 정도로 세금 감면액이 30만원대 이하다. 대형 고급차는 가격 탄력도가 둔하고, 배기량 2000㏄ 초과 승용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내년 7%, 2015년 5% 등으로 세율이 인하될 예정이어서 세금 감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