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년째 지루한 조정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3년간 상장기업들의 연간 순이익은 80조~110조원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인 주가는 증시 수급에 따라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지만 주가란 결국 미래 청산가치에 수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코스피지수는 1~2년 안에 역사적 고점을 넘어 2400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내년 말 코스피 2400 가능성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은 1110조원이다. 작년 말 상장기업들의 순자산이 1026조원이었다. 올해 예상 순이익이 99조원, 내년 예상 순이익이 105조원임을 감안하면 내년 말 코스피 상장사들의 예상 순자산은 123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가 순자산 대비 평균 1.25배(PBR)에서 거래되었던 점을 생각하면 내년 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230조원의 1.25배인 1537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를 지수로 환산하면 내년 말 코스피지수는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2400이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유동성랠리 대비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지만 글로벌 자금은 아직 안전자산 선호 쪽이다. 연말까지 이어질 각종 정책 이벤트를 생각하면 지금의 위기와 불확실성은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글로벌 증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9월 유럽 안정화 기구가 출범하고 10월에는 중국 지도부 교체가 있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면 연말에는 미국에서도 추가 부양책이 발표될 것이란 예상을 해볼 수 있다.

◆IT·자동차는 계단식 상승

지난 1년간 지지부진한 증시에서도 주도주로 활약한 것은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이었다. IT와 자동차의 실적 개선은 계속되겠지만 주가 상승에 따라 밸류에이션 매력이 약화됐다. 추세적인 상승보다는 박스권 등락을 보이면서 계단식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에서 소외됐던 철강, 정유, 화학, 조선 등 경기민감주는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주가 하락으로 저평가 매력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앞으로 1~2년간 경제위기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등 주목

기존 주도주 내에서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현대차 등은 업종 내에서도 차별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애플 쇼크’로 10만원대가 재차 붕괴된 삼성전기는 단기적으론 애플 관련 리스크 때문에 부진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향후 3년간 연간 3000억~4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꾸준히 달성하면서 9만원대에서 강한 하방 경징석을 띨 것이다. 2014년 추정 주당순자산(BPS)이 7만2179원인 것을 감안하면 중기적으로 주가가 13만원 이상 오를 수 있다. 이번 악재를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LG디스플레이는 7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4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2만5000원 부근의 현 가격대는 중단기적으로 매력적이라고 본다. LG디스플레이가 흑자를 내던 시기에 주가는 PBR 1.5배 이상에서 거래됐기 때문에 중기적으로 4만원을 넘을 수 있다. 현대차도 중기적으로 30만~40만원대 진입은 무난하다고 생각한다.

◆소외주 중 SK이노베이션 등 기대

포스코는 중국의 긴축정책 영향으로 실적악화 우려가 높지만 2000년 이후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내달 중국 지도부 교체가 이뤄지고 미국과 유럽의 경기부양으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된다면 지나치게 저평가받고 있는 지금의 상태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 포스코의 2014년 추정 BPS가 59만원이기 때문에 현주가 36만원대는 너무 낮다.

정유·화학에선 경기침체에도 꾸준한 이익 개선이 진행 중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중기적으로 각각 25만원과 50만원에 도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선 대표기업인 현대중공업도 유럽위기가 완화된다면 40만원을 재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저평가 매력, 안정적 이익, 미래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삼성물산(지배구조 개선 수혜), 제일모직(전자재료부문 성장성), 고려아연(3차 양적완화 수혜), SK케미칼(생명과학사업 성과기대), LS(자회사 가치), 삼성SDI(폴리머 배터리 성장세) 등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김문석 <하우투인베스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