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 쇼크'에서 빠르게 벗어나면서 안정감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주요 정책 이벤트들을 앞둔 시점에서 탄력적인 반등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삼성전자 쇼크에도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과 신용등급 상향 소식 등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1.94포인트(0.10%) 내린 1917.87로 마쳤다. 5485억원 규모의 외국인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돼 지수 하락을 제한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배상액 10억4394만달러(약 1조1900억원)를 지급하라는 평결을 받으며 7.45% 급락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주 후반 주요 통화정책 발표를 앞두고 관망 분위기가 짙어지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910선 전후의 지지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종목별 대응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시가총액 1위의 삼성전자 주가 흐름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낙폭이 제한적일 경우 코스피지수 역시 1910선 전후의 지지력을 당분간 견고하게 유지할 것"이라며 "전날 코스피지수가 현 수준에서 낙폭을 빠르게 줄일 때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지지선으로서의 유효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급락 충격이 지수에 부담이 될 수는 있지� 추가적인 약세 흐름보다는 지지력 확보 이후 반등을 시도할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유럽 사태나 펀더멘털 약화 우려감(시장 리스크)과 달리 개별종목 리스크에 머무는 양상을 보였다"며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추가 통화 완화책 시사 등으로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고, 한국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 역시 긍정적인 이슈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전망은 '안정적(stable)'을 제시했다. 'Aa3'는 투자 등급 중 4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Aa3 등급에는 중국과 일본, 벨기에 칠레, 대만, 마카오 사우디 아라비아가 속해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이 곧바로 시장의 추세적인 상승세를 담보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며 "다만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역사적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과 향후 전망도 안정적이라는 점은 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평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팀장은 이어 "국가신용등급 상향 이후 은행과 민간기업들의 등급상향이 후행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미 6개 국책금융기관 상향 조정됐고 이후 은행업종은 우선적으로 주목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물 시장을 통해 볼 때 외국인의 국내 자산 시장과 증시에 대한 관점이 아직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선물 시장의 매수세가 코스피지수 순매수에 선행한다는 것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세가지 선물 시장(코스피200, 원·달러 선물, 국채 선물)에 대한 포지션은 상방으로 좀 더 구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포지션은 '원·달러 선물 유지, 국채 선물 매도, 코스피 선물 매수' 형태로 국내 시장에 대한 관점을 유지하면서 위험 선호도를 높이는 형태로 구축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여러 긍정적인 요인들에도 아직 추세적으로 지수상승을 뒷받침할 모멘텀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지수는 1910~1970선의 박스권을 이어갈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이달 말과 다음달에 예정된 미국, 유럽 등의 주요 통화정책회의 일정을 앞두고 그 결과를 확인하려는 경계심리가 커질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탄력적인 지수 반등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