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상승 바람이 거세게 불었습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발틱운임지수(BDI)’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BDI가 상승할수록 경기가 좋아지고 하락하면 안 좋아진다고 해석합니다.

대체 이 BDI가 무엇이길래 경기와 주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는 것일까요.

BDI는 영국 발틱해운거래소(Baltic Exchange)가 세계 26개 항로를 운행하는 벌크선들의 화물운임비용을 평균 내서 산정하는 지수입니다. 쉽게 말하면 뱃삯 지수인 거죠.

벌크선은 덩치가 큰(bulk) 화물을 실어 나르는 배입니다. 선박은 광물이나 곡물 등 건화물을 실어 나르는 배부터 기름을 실어 나르는 유조선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BDI는 이 가운데 마른 화물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들의 운임 비용을 나타냅니다.

마른 화물 중에도 철광석이나 석탄 등은 대형 선박을 통해 운반되고 곡물이나 시멘트 등은 중소형 선박을 이용합니다.

그래서 품목별 세부 운임 비용을 측정하기 위해 선박 크기에 따라 3만5000t 이하의 핸디사이즈 인덱스(handysize index)부터 10만t 이상을 싣는 케이프사이즈 인덱스(capesize index)까지 총 4개로 분류된 각각의 지수를 별도로 산출합니다. 이들 4개 지수에 가중치를 달리해서 평균을 낸 것이 바로 BDI입니다. 4개의 작은 지수들이 세부 품목들의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미시적 지표라면 BDI는 이들을 종합한 거시적인 지표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BDI가 오르고 내리는게 왜 경기가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걸까요. 건화물로 분류되는 철광석, 시멘트, 곡물 등이 모두 원자재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좋아질 것 같으면 사람들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원료부터 확보하려 하겠죠. 원료를 사려는 수요가 많으면 자연히 배가 자주 왔다갔다 할 테고, 배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늘어나니 뱃삯은 올라갈 겁니다. 결국 뱃삯이 올라가는 것은 경기가 좋아질 것을 의미하고 하락하는 것은 그 반대의 의미가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