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거침없는 식성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9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시장에서 5조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먹성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달에 이어 9월에도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 유입된 외국계 자금은 대부분이 유럽계이지만 추가적으로 미국계 자금의 유입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서다. 특히 이런 외국인의 모습은 올초 코스피 장세를 주도했던 때와 흡사해 코스피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8월초부터 지난 17일까지 4조7909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6일부터 9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이런 외국인의 행보는 올해초 1~2월 랠리를 이끌었던 때와 유사한 모습이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연초 1832포인트에서 시작해 두달여만에 순식간에 2050선을 회복한 바 있다. 당시 외국인은 두달 반동안 10조4136억원을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를 뒤흔들었다.

외국인 주도 장세가 지속되면서 이번 랠리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언제까지 유지될 지 시장참여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전문가들은 이달에 이어 내달까지 외국인 주도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8월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이미 5조원을 기록했지만, 결론적으로 영국계 자금뿐만 아니라 향후 미국계 자금이 추가로 유입된다면 외국인 순매수는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계 자금은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154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및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달러 캐리 트레이드 매력이 더욱 높아진다면, 미국계 자금도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김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또한 미국 뮤추얼 펀드의 월별 자금 유입 특성상 6~8월의 비수기가 지나가면서 자국 및 해외 주식투자자금 유입량이 증가함에 따라 이머징 마켓의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물론 외국인의 추가 비중확대와 관련한 의구심도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13일 기준 전체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34.3%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 5월 2일 34.5%에 근접했다는 점에 근거하고 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외국인 비중이 최고치는 44.1%이며, 통상 이머징 마켓에서 중국의 시가총액이 감소하고 한국의 시가총액이 증가하는 경우 비중이 조절됐던 점을 비춰 봤을때 외국인 비중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전날 기준 독일 국채 1년물 금리는 -0.048%이며 이런 수준은 아직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이동(Money Movement) 초기 국면으로 판단할 근거"라면서 "만약 경기부양이라는 트리거로 독일 국채의 마이너스 해소국면이 나타나며 지난 1~2월에 나타났던 GEM펀드의 러시 현상이 중기적으로 진행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연초 증시에 자금을 유입시켰던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는 ETF-인덱스 추종펀드로서 순유입 국면이 적어도 2개월 이상 꾸준히 순유입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곽 연구위원은 "트리거 역할로서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추가 경기부양 기대감이 적어도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8~9월에는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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