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깁스 맥쿼리 수석이코노미스트 "한국 경제 저성장 국면 아니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의 세계시장 점유율과 성장 속도는 놀랄 만한 수준입니다.”

리처드 깁스 맥쿼리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최근 호주 시드니 맥쿼리그룹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시장에서 선전하는 한국 대표 기업들이 앞으로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다. 또 “브랜드 파워를 가진 한국 제조업체들은 중국 소비시장 성장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경제는 큰 충격 없는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깁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중국에 대해 실망하는 이유는 올해 8~8.5% 성장률을 기대했는데 상반기 7%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라며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줄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추가로 경기 부양책을 쓸 여지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 경제에 대해선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올 들어 미국 경제가 회복되는 이유는 양적완화 등 단기 유동성 조치의 효과”라며 “2007~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 이후 떨어진 경제 활기를 되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경제에 대해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유럽 국가들 간 사회·경제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산물이기 때문에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2%가량의 성장률도 매우 낙관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저성장 10년’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깁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주목하고 있는 대안 상품으로 호주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부동산투자회사(리츠)와 에너지섹터, 유럽의 인프라스트럭처(SOC)를 꼽았다.

시드니=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