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23일 오후 4시1분

국민연금이 한라공조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라공조의 최대주주인 미국 비스티온이 추진하던 한라공조 상장 폐지는 사실상 무산됐다.

국민연금은 23일 투자위원회를 열고 한라공조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한라공조 지분 7.82%(18일 기준)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불참하면서 한라공조 지분 95% 이상을 확보해 상장 폐지하려던 비스티온의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국민연금의 반대로 공개매수가 불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한라공조의 기업 가치와 향후 성장성을 검토한 결과 이번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는 것이 국민연금의 장기 투자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장기 보유할 경우 공개매수 가격(주당 2만8500원)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응하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한라공조가 상장 폐지될 경우 국부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국내 산업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여론도 감안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라공조 지분 69.99%를 보유하고 있는 비스티온은 2차 공개매수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한라공조 상장 폐지를 다시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자동차용 에어컨과 히터 등 공조 시스템 및 프런트 엔드 모듈(FEM), 압축기, 열교환기 등을 생산하는 한라공조는 지난해 매출 3조3121억원에 영업이익 3045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은 54%로 세계 자동차 부품 업계 20위권에 랭크돼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