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15일 오후 4시20분 보도


웅진코웨이 지분 매각을 위해 중국 가전업체 캉자와 손잡기로 한 웅진그룹의 사업·재무구조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합작사 설립으로 국내 사업경영권을 유지하게 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당초 예상했던 유입 자금 규모가 줄면서 그룹의 재무구조는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캉자그룹은 해외에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웅진코웨이를 인수한 뒤 한국 사업경영을 웅진그룹에 맡긴다는 데 원칙적인 합의를 마쳤다. 웅진그룹은 SPC에 웅진코웨이 지분 31%를 1조1000억원가량에 넘길 예정이다. SPC 지분 51~55%는 캉자그룹이, 나머지는 웅진그룹이 갖는다.

시장 관계자들은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의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그룹에 대한 자금 수혈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룹의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게 시급했지만 수익 창출원(캐시카우)을 잃는 데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의 수익 창출 규모는 전적으로 핵심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의 실적에 좌우돼 웅진코웨이를 그룹에서 떼어내면 브랜드 사용료와 배당금 등 주요 수익원을 모두 잃게 된다.

웅진그룹은 캉자와 합작으로 중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캉자는 중국 4대 종합 전자업체 중 하나다.

하지만 웅진코웨이 지분 전량 매각에서 합작사로 선회한 데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일단 유입될 자금 규모가 크게 줄었다. 당초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매각에 따라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면 웅진홀딩스의 재무 부담을 줄이고 극동건설 정상화와 태양광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SPC 설립 자본금과 세금 등을 제외하면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실제 웅진그룹에 유입되는 자금은 8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웅진그룹의 차입금 상환과 태양광 사업을 위한 투자자금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각 구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유입되는 현금이 과중한 차입금을 갚고 새로운 핵심 사업을 키우는 데 부족한 수준이라 웅진코웨이 매각 이후에도 그룹의 재무 부담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