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사인 B사는 지난 3월 초 1만5000원 안팎에서 횡보하다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2만원까지 치솟았다. 10만주 수준이던 하루 거래량도 한 달 후 100만주로 증가했다. B사의 주가 움직임을 수상하게 여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주문 내역을 조사한 결과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하는 주식 전문가가 일반투자자들의 매수를 유인해 시세를 조종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처럼 작전주 대부분은 가격과 거래량 등에서 ‘냄새’를 풍긴다. 주식을 사기 전 해당 종목의 주가와 거래량 변화 등을 살피고 투자의 기본 원칙을 지킨다면 작전주에 휘말려 손해를 보는 일은 피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작전주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고 거래량이 급증한다는 점이다. 일반투자자들의 추격 매수를 유도하려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야 하고,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는 주식을 자주 사고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중 시세조종 혐의가 적발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시세조종이 일어났던 기간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84.6%에 달했다. 같은 기간 거래량은 317.4%나 증가했다. 실적 향상이나 호재성 공시 등 뚜렷한 재료가 없는데도 주가가 급등하거나 거래량이 급증한 종목이라면 일단 경계하는 것이 좋다.

일정 기간 급등한 후 잠시 조정을 받다가 다시 오르기를 반복하는 종목도 작전세력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한 주식 투자 전문가는 “차트를 예쁘게 만들어 추격 매수를 유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차트상으로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는 패턴이 나타나면 상승세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듯한 느낌을 줘 추격 매수를 이끌어내기 쉽다는 설명이다.

상한가 매수 잔량이 많거나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매수 주문이 나오는 종목은 의심해 봐야 한다. 투자자들이 보기에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거나 대량 매수 주문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려는 작전세력의 술수일 수 있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메신저, 속칭 ‘찌라시’ 등에 ‘추천주’로 자주 언급되는 종목도 위험하다. 이승범 거래소 시장감시팀장은 “작전세력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특정 종목의 매수세를 유도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작전이 걸리기 쉬운 주식은 따로 있다. 유통주식 수가 적은 주식은 작전세력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이런 주식은 조금만 매집해도 주가가 급등하기 때문이다. 작전은 자본금 규모가 작고 영업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을 대상으로 자주 일어난다. 거래소가 지난해 적발한 시세조종 78건 중 53건(67.9%)이 자본금 200억원 미만 기업에서 일어났다. 당기순손실을 냈거나 당기순이익이 50억원 미만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세조종은 45건(57.7%)이었다.

유통 주식 수가 적고 장기간 실적이 부진한 기업의 주식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운다면 작전에 휘말릴 가능성도 낮아진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