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은 코스피지수가 유럽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는 중에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6.99% 하락했지만 삼성테크윈은 7.66% 상승했다. 지난 8일에는 7만7400원으로 마감해 종가 기준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꾸준한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4분기 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 1분기 32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적자를 냈던 반도체 부품 및 장비 사업 부문이 흑자로 돌아서고 CCTV 부문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테크윈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는 1분기보다 35.0% 증가한 440억원이다. 일부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이 5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보다도 증가한 수치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2분기 188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여기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매각이익 1550억원이 포함됐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해소되고 있다. 삼성테크윈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20~25배에 달했지만 최근 15배 안팎으로 낮아졌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지난해 3배에서 올 들어 2배로 떨어졌다. 실적 개선과 함께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테크윈 주식을 각각 946억원과 296억원 순매수했고 이달 들어서도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익 증가 추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호주 인도에서 수주한 총 7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매출과 한국가스공사에 판매하는 가스압축기 매출이 오는 4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인쇄회로기판에 칩을 얹는 장치인 고속 칩 마운터 매출도 4분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팀장은 “삼성그룹 내 반도체 장비 및 에너지 장비 전문 기업으로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삼성테크윈의 6개월 후 목표주가를 7만4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장기적으로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소재인 그래핀이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그래핀 생산공정과 장비에 관한 특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갖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그래핀 시험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박종운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투명 디스플레이 등에 그래핀이 적용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납품을 통해 대규모 매출과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