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운임 올해 51% 올라…벙커C유는 큰 폭 떨어져
유로존 리스크는 여전
운임 상승-유가 하락 "해운株에 승선할 때 됐다"

해운주들이 운임 상승과 유가 하락이란 ‘겹호재’를 맞았다. 지난 1분기 해운주들을 ‘코너’로 몰았던 ‘운임 하락+유가 상승’ 추세가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해운업체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양대 요소가 우호적으로 돌아선 만큼 이제 해운주에 ‘승선’할 때가 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겹호재’ 맞은 해운주


국내 해운업체들은 1분기에 ‘쓴맛’을 봤다. 한진해운(-2184억원) 현대상선(-2008억원) STX팬오션(-1331억원) 등 ‘빅3’ 모두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운임 하락으로 ‘돈벌이’가 시원찮았던 반면 유가 상승으로 인해 비용은 늘어난 탓이었다.

하지만 최근 경영여건이 호전되면서 주가도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29일 각각 0.75%와 2.94% 오르며 지난 24일 이후 3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상승률은 한진해운 9.75%, 현대상선 7.34%에 이른다. STX팬오션은 이날 7.01% 상승했다.

주가를 견인한 일등공신은 운임이다. 중국에서 미주, 유럽 등지로 각종 공산품을 실어나르는 운임을 나타내는 중국 출항 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25일 1331.40포인트를 기록했다. 작년 말 881.15와 비교하면 51%나 올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업체들이 3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아시아~미주 및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당 1000달러 넘게 인상했다”며 “덕분에 컨테이너선 비중이 높은 한진과 현대는 2분기 중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진과 현대는 운임 인상에 이어 다음달부터 ‘성수기 할증료’ 명목으로 20피트 컨테이너당 300~350달러씩을 추가로 받을 계획이다.

석탄 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운임지수(BDI)도 상승세다. 2월 평균 696.0포인트까지 추락했던 BDI는 4월 중순 이후 1000포인트대로 올라섰다. 1만포인트를 넘었던 4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벌크선 비중이 높은 STX팬오션의 숨통을 어느 정도 틔워줄 것으로 증권가에선 내다보고 있다.

반면 선박용 벙커C유 가격은 최근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당 720~740달러를 오르내리던 유가는 28일 655달러로 내려앉았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지난해 유류비가 2조2000억원에 달했다”며 “유류비 비중이 높은 만큼 기름값이 떨어지면 수익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변수는 유로존 재정위기

객관적인 여건은 좋아졌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의 확산 가능성이 가장 큰 리스크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운임 상승은 물동량 증가 때문이 아니라 적자에 시달리는 글로벌 선사들이 선박 공급 축소를 통해 억지로 끌어올린 측면이 강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로존 위기가 확산돼 글로벌 물동량이 크게 감소할 경우 인위적으로 올라간 운임이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STX팬오션의 경우 ‘그룹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STX그룹의 재무안정성에 대한 의혹이 풀려야 주가도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STX팬오션만 보면 BDI가 1450포인트로 올라설 4분기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폭락한 주가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선 STX그룹에 대한 시장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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