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기준 1~3위 게임사인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엔씨소프트 3개사의 희비가 한·일 양국 증시에서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말 일본 도쿄거래소에 화려하게 입성한 넥슨은 올 들어 40% 가까이 상승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국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 각각 상장된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하락행진을 이어가며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추락하는 엔씨·네오위즈

26일 도쿄거래소에서 넥슨은 2.31%(36엔) 하락한 1524엔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넥슨은 이달에 5.68% 오른 것을 비롯 올 들어 37.66% 상승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엔씨소프트와 코스닥시장의 네오위즈게임즈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일 32만2000원(종가)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지속, 이날에는 28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최근 10거래일간 13.04% 내렸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10월 7만1000원대까지 올라섰다가 하락세로 돌아선 뒤 변변한 반등 한번 못 해보고 지금까지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시장 공략이 희비 갈라

한·일 양국 증시에서 게임 빅3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첫 번째는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대처 방식이다.

넥슨은 올 들어 자회사인 넥슨모바일과 합병을 결의하고, 모바일 게임 개발사인 모야소프트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는 등 이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기존 ‘주력’인 인터넷 게임에 신경 쓰느라 모바일 게임시장 공략에는 더딘 편이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동안 모바일 전문 게임사인 컴투스는 22.71%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넥슨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콘솔게임사인 닌텐도가 이달 들어 10% 가까이 하락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국내 상장사, 반전 기회 잡을까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개별 악재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블레이드앤드소울’의 출시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경쟁작인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 출시일정이 확정된 점, 네오위즈게임즈는 전체 매출의 12% 정도를 차지하는 ‘피파온라인2’의 매출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 각각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이 조만간 반전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블레이드앤드소울은 6월 첫째주나 둘째주에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출시 지연에 따른 실적 하향 조정은 앞으로 크게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