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깜짝 실적'에도 25일 국내 증시는 힘차게 오르지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애플의 2분기(1~3월) 실적은 급증했지만 3분기(4~6월) 전망치가 낮아졌고 유럽 불안 등 대외 변수가 여전해 이날 증시는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일(현지시간) 애플은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2분기 순이익이 116억달러(주당 12.3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3%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는 10.07달러였다. 애플은 그러나 신제품 출시 지연 등으로 3분기 주당순이익이 8.68달러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낙관하기만은 힘든 애플의 실적 발표에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0.27% 소폭 반등에 그치고 있다. 주요 업종 중에서는 전기전자 정도만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1~3월 깜짝실적은 이미 예상된 데다 향후 전망치가 시장 예상을 밑돌아 국내 증시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애플 외에 기타 업종이나 대형주들의 실적이 부진하다보니 전반적인 증시 기초체력(펀더멘탈)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다"며 "유럽 문제도 산적해있어 증시가 추세적으로 반등하려면 6월께가 돼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로존 정치적 불확실성은 선거 일정과 연계돼 있어 최소 다음달 초까지 국내 증시를 압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해결에 시간이 필요한 변수들이 많아 증시가 상승하더라도 기술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라며 "추격 매수보다는 저가 매수를 노려 단기 대응할 것"을 권했다.

권규백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도 애플 깜짝 실적에 따른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4차례에 걸쳐 애플 실적 발표 당일날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살펴본 결과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애플의 양호한 실적으로 일시적으로 증시에 매수세가 유입되더라도 유럽 문제가 증시를 압박하고 있어 일부 시장참여자들이 매수세를 이용해 청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을 점치기 위해서는 유럽 문제의 진행상황과 주요 신흥국가들의 수출 상황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다만 애플이 1~3월에 미국 시장 수요가 탄탄하는 점을 확인해줬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1~3월 스마트폰 및 태블릿 시장 수요가 탄탄했다는 점을 보여줬다"라며 "4~6월에는 애플이 신제품 없어 수익이 줄 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판매 호조에 더불어 갤럭시3 출시 효과도 누릴 것으로 예상돼 투자를 권한다"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도 "IT업종은 3분기에 연중 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현재 투자에 빼놓을 수 없는 업종"이라며 "스마트기기 부분에서는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할 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어서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