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오후7시 57분 보도

한국전력이 호주 석탄 광산인 윌키크리크(Wilkie Creek) 인수를 추진한다. 인수에 성공하면 한전이 자체 조달하는 해외 자원의 자주개발률은 4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이번 인수 외에 해외 민자발전소 등 에너지 관련 기업의 추가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미국 석탄업체와 공동 인수

한전, 年 250만t 생산 호주탄광 인수한다
한전 고위관계자는 “윌키크리크 광산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낸 상태”라며 “미국 석탄업체와 함께 지분 100%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M&A 업계에서는 인수금액이 약 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사 간 인수 비율은 50%씩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퀸즐랜드 주에 있는 윌키크리크는 추정 매장량만 3억4900만에 달한다. 미국 피버디에너지(PE)사가 2002년부터 연간 250만의 유연탄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유연탄은 호주 브리즈번 항구를 거쳐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대만 등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호주 맥아더 석탄 광산을 51억달러에 사들인 PE사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윌키크리크의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자주개발률을 35%까지 끌어올린 한전은 올해 유연탄 2800만과 우라늄 2300을 확보, 올해 목표인 4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한전은 유연탄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호주 코카투사(2007년), 물라벤 광산(2008년), 인도네시아 아다로에너지사(2009년), 호주 바이롱 광산 및 인도네시아 바얀리소스사(2010년) 등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한전은 지난해 석탄 7400만을 수입했다. 전력수요가 늘면서 2020년에는 이보다 20% 많은 8900만을 수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돼 해외 자원개발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전, 해외사업 확대 주력

한전은 자원개발과는 별도로 해외 에너지기업의 M&A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직접 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업체들이 인수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해외 민간발전소(IPP)를 통해 연간 5400㎿의 전력을 생산, 현지에서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올해 해외 민간 발전소 인수를 통해 4400㎿의 전력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전 측은 장기적으로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한전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43조2000억원)의 3.9%에 불과했다. 한전은 해외 사업에선 흑자를 냈지만 국내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3조514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한전 측은 국내에서는 정부 규제로 인해 전기요금을 올릴 수 없어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해외 사업을 확대해 국내 사업의 부진한 수익성을 만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상당 부분 외부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한전의 작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3879억원이다.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만으로도 M&A에 나설 수 있지만 재무구조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한전 관계자는 “재무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투자를 활발히 할 계획”이라며 “국민연금 등이 참여하는 펀드를 활용해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