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北風…코스피 'G2 기대'로 웃었다
13일 국내 증시에선 다양한 변수가 충돌했다. 개장 한 시간 전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잠시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미풍’에 그쳤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소식은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오히려 전날 미국 뉴욕증시의 급등과 이날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에 주목했다. G2(미국 중국) 모두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그 덕분에 코스피지수는 이날 나흘 만에 2000선을 상향 돌파했고, 코스닥지수는 500선에 바짝 다가섰다.

○북한 로켓 발사 ‘미풍’에 그쳐

예고된 北風…코스피 'G2 기대'로 웃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북한의 로켓 발사 소식에도 불구하고 0.76% 오른 2001.71로 출발, 오전 한때 2011.37까지 치솟았다. 북한 변수는 증시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학습효과 때문에 투자자들이 무덤덤하게 반응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건 대외 경제 변수였다. 우선 미국 다우지수(1.41%)와 나스닥지수(1.30%)가 전날 나란히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 증시는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9%대에 달했을 것이란 루머, 알코아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전,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부의장 등의 저금리 기조 유지 발언 등이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께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8.4%)에 소폭 못 미친 8.1%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때 1996.23까지 밀렸다. 그러나 곧바로 낙폭을 줄여 결국 1.12%(22.28포인트) 오른 2008.91에 마감했다.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들이 모처럼 412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기관 순매수는 지난해 12월2일(5869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역설적이지만 중국의 경제지표는 좋게 나와도 호재, 나쁘게 나와도 호재일 수밖에 없었다”며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고 말했다.

○“중국 관련주 주목할 때” 한목소리

향후 시장 방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미세하게 엇갈리지만 최소한 두 가지 점에서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우선 코스피지수가 이번주 보여줬던 장중 저점(1969.09) 수준에서 추가로 크게 하락하진 않을 것이란 데 의견이 모아진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한 달 반 정도 동안 코스피지수는 1950~2050에서 움직이면서 상승 에너지를 축적했다”며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과 스페인의 재정위기 문제가 불안 요소지만 코스피지수가 최근의 박스권을 하향 이탈할 정도의 악재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새로운 상승장이 시작되면 연초와 달리 중국 관련주가 주도할 것이란 점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전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은 서서히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 수혜주의 상승 탄력은 둔화되고 중국 관련주가 반등하는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며 “최근 며칠간 화학 정유주가 반등 조짐을 보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2분기’와 ‘3분기’로 의견이 갈린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