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이번주에도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박스권 상단인 2050선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숨고르기 국면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2026.83으로 장을 마감해 주간 기준 0.37% 하락했다. 한 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코스피지수가 장중 하락 구간과 상승 구간을 넘나드는 혼조세를 나타낸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주에도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월말과 월초를 맞아 각종 경제지표가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4월 기업실적 발표를 앞두고 애널리스트들이 기존 실적 전망치를 수정하는 프리어닝시즌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달 말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 등의 이벤트도 주목할 이벤트로 꼽힌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 코스피지수가 2000~2050 구간에서 움직일 전망" 이라며 "미국의 경기 개선 지속과 채권 대비 주식의 매력 강화 등의 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기 회복 지연과 정권 교체 불안이 지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대세 상승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술적 패턴 분석으론 지속형 패턴인 박스권 파동이 진행되고 있다" 며 "이번주 유럽 재무장관회담과 중앙은행 총재 회담 정도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의 관심이 실적과 경기 회복세 등 펀더멘털(내재가치)로 돌아올 것이란 관측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다시 한번 펀더멘털을 되돌아보는 시기를 맞아 경기 확산을 확인해가는 연결 구간" 이라며 "코스피지수 수준에 집착하기 보다는 장기 관점에서 경기 확산기에 업황이 반등할 수 있는 정보기술(IT)과 건설, 기계 업종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돋보이는 금융 업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성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고, 올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역시 연초보다 낮아졌" 며 "부진한 실적이 최근 증시에 선반영됐다는 측면에서 1분기 기업실적 발표 시즌을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진 상황에서 미국 경기 회복 기대는 지수 하단을 받쳐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주 미국 경제지표 발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26일 잠정 주택판매 지수를 시작으로 27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 28일 내구재 주문 실적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29일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GDP) 확정치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30일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개인소득 통계 등을 챙겨볼 만하다.

최근 증시가 다소 부침을 겪고 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상승 기조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중국 경기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 세계 금융시장에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면서도 "중국 경기 모멘텀이 2분기가 아닌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고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2~3주간 증시 흐름이 다소 부진하지만 3월 중후반과 4월 초는 계절적으로도 숨고르기 형태의 지수 조정을 거친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증시 방향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이다.

또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발표되는 중국 거시지표의 악화는 저점 통과 국면에서 나타나는 진통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