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긴급 조치권' 발동 임박

종목 옮겨가며 단타…수십억 차익
안철수硏·바른손 등 줄줄이 폭락
정치테마株 '게릴라식 작전' 덜미 잡았다

금융위원회 산하기구인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조만간 ‘정치인 테마주’와 관련된 불공정거래 세력에 대해 긴급조치권을 발동할 예정이다.

긴급조치권이 발동되면 금융당국 심의없이 불공정거래에 관련된 사람을 곧바로 검찰에 고발하거나 통보조치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설치된 ‘테마주 특별조사반’은 정치인 테마주와 관련된 불공정거래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치고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긴급조치권 발동 임박

금융당국 관계자는 1일 “테마주 특별조사반이 시세 조종 및 부정거래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치고 증선위에 제출할 최종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관련 절차를 걸쳐 다음주 중에는 공식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특별조사반의 조사결과 보고서가 제출되는 대로 증선위원장의 재가를 받아 곧바로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 조치하는 긴급조치권을 발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긴급조치권은 증선위 자문기구인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생략한 채 증선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혐의자를 우선 고발할 수 있는 권리다. 긴급조치권이 발동되는 것은 2008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7일 테마주 특별조사반을 설치하면서 신속한 대응을 위해 긴급조치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비공개로 긴급조치권을 발동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사전예고하는 방식을 취했다. 연초부터 테마주 관련 위법행위가 반복되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속히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테마주 골라 게릴라식 작전구사

정치테마株 '게릴라식 작전' 덜미 잡았다

테마주 특별조사반이 이번에 적발해 긴급조치권을 발동키로 한 작전세력은 정치인 테마주만을 게릴라식으로 옮겨다니면서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종목에 매달려 시세를 조종해온 과거 작전세력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들은 특정 정치인이 부상하면 관련 종목을 선별한 뒤 주식을 매집해 주가를 끌어올렸다가 일반 투자자가 사기 시작하면 팔고 나오는, ‘치고 빠지기식 작전’을 구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관련 종목도 1~2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정치인 테마주와 관련됐다. 이런 방법으로 한 계좌에서만 1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두는 등 수십억원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조사반은 이번에 조사를 끝낸 건과 별개로 혐의점이 포착된 다수의 주가 조작 관련자들을 불러 정밀 조사하고 있다. 조사반에 소속된 검사역 7명은 1명당 4~6개 종목을 꼼꼼하게 살피며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의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증선위에 보고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앞으로 긴급조치권 적용을 받는 작전세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급락세 보인 정치인 테마주

감독당국은 올해 초부터 검찰 및 경찰과 함께 정치인 테마주 관련 작전세력을 집중 단속해왔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지난달 23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대현의 주가를 조작한 30대 남성을 기소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한 남성이 함께 찍은 사진을 입수한 뒤 “사진에 나온 사람이 대현의 대표이사”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다.

경찰도 증권가 메신저를 이용해 ‘북한 경수로 폭발, 방사능 유출, 북서풍 타고 서울로 유입 중’이라는 내용의 유언비어를 유포한 작전세력 6명을 체포했다.

당국의 조사가 강화되면서 정치인 테마주는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관련주로 꼽히는 아가방컴퍼니는 연초 1만9750원에서 지난달 말엔 1만4500원으로 26% 급락했다.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도 지난달 고점 대비 각각 28%, 22% 하락한 상태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관련주인 안철수연구소도 연초 대비 42%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감독당국이 정치인 테마주에 대한 조사를 뒤늦게 실시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정환/이태호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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