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호재가 겹치며 120만원을 돌파,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29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1000원(1.77%) 오른 120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 수준에서 장을 마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주가는 오전 120만5000원까지 상승한 후 잠시 주춤했다가 장 막판 120만9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두 달 새 12% 상승하며 지난 22일 처음으로 장중 120만원을 건드렸고 전날에도 이 선까지는 올랐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한 배경은 '엘피다 효과'로 인해 엘피다메모리의 법정관리신청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또 미국의 소비심리 개선되면서 수요 측면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실제로 반도체 D램 현물가격은 엘피다 소식 이후 급등세를 타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가격정보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기준 DDR3 1기가바이트(128Mx8) 1333MHz 현물가격은 전일대비 0.86% 오른 0.7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DDR3 2기가바이트 (256M×8) 1333MHz 가격도 0.38% 오른 1.06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 제품의 현물가격은 전날 4개월여 만에 1달러대를 회복했다.

엘피다의 파산보호 신청에 따라 D램 공급 물량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현물가격의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물가격의 상승세가 3월 고정가격 상승세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2분기 중반 이후에는 반도체 부문의 모멘텀 역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엘피다의 파산 신청에 따라 2분기 이후 D램 가격은 본격적으로 상승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일본 엘피다가 법정관리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에 들어갈 경우 히로시마 공장 매각 등 감산 조치가 수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엘피다 소식이 공급 측면에서 호재라면 미국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다. 전날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가 집계한 미국의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0.8로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61.5)과 시장 예상치(63)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소비심리가 개선되면 스마트폰과 PC 등 완제품의 수요가 되살아나고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부분에서도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는 400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신 부문 영업이익이 2조7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돼 1분기 통신 부문 영업이익률이 16%를 웃돌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