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이 에버랜드 지분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7일 IB업계에 따르면 장학재단은 지난 6일 매각 공고를 내고 보유 중인 에버랜드 지분 4.25%(10만6142주)에 대한 매각작업을 시작했다. 인수의향서(LOI) 접수는 다음달 8~9일이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는 물론 일반투자자도 인수에 참여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는 에버랜드 지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처음으로 생기는 셈이다. 잠재적 투자자로는 주요 연기금과 사모투자펀드(PEF)가 꼽힌다. 매각은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찰자가 인수할 희망 수량과 주당 가격을 제시해 수량이 많고 가격이 높은 순서대로 주식을 배정받는다. 최소 입찰 수량은 5000주로 전체 매각물량을 감안하면 최대 21명의 투자자에게 배정이 가능하다. 투자자 1인에게 전량 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장학재단은 지난해 6월 동양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 9월까지 매각작업을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주식시장 침체로 일정이 연기됐다. 이어 12월 삼성카드가 보유하던 에버랜드 지분 17%를 주당 182만원에 KCC에 넘기면서 작업이 올해로 미뤄졌다.

가격은 KCC가 인수한 수준인 주당 182만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예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학재단이 기준가격을 주당 182만원 밑으로 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지분을 인수하려면 200만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총 거래 규모는 1932억~2653억원으로 예상된다.

에버랜드의 2010년 기준 매출액은 2조원, 영업이익은 1600억원 수준이다.

한국장학재단이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막내딸 고(故) 이윤형 씨가 갖고 있던 것으로 2006년 삼성그룹이 8000억원 규모의 사회 헌납을 발표한 뒤 교육부에 기부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