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막힌 게임株, 신작·中진출로 돌파?
게임업종은 전문가들이 지난해 말 올해 증시를 전망하면서 중·소형주 가운데 가장 유망할 것으로 꼽은 업종이었다. 신작 발표와 해외 진출 호재가 이어져 올 한 해 실적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란 예상에서였다.

게임주는 그러나 ‘규제 리스크’와 ‘작년 4분기 실적 악화’라는 양대 악재의 영향으로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악재가 ‘겨울방학 성수기’라는 호재를 짓누르고 있어 투자자들의 걱정은 더욱 크다.

전문가들은 “4분기 실적 악화에 따른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돼 있고, 선택적 셧다운제 등 규제 리스크는 종목에 따라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다르다”며 “여유자금으로 중·장기 투자할 목적이라면, 지금이 저가매수에 적합한 타이밍”이라고 설명했다.

◆양대 악재에 ‘발목’ 잡힌 게임주

지난해 11월께 전고점을 찍었던 게임업종 내 주요 종목들은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어 최근까지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장주’인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1월 이후 15.93% 하락한 것을 비롯해 네오위즈게임즈(-38.43%) 드래곤플라이(-14.77%) 게임빌(-11.20%) 등 전반적으로 약세다.

게임주 최근 약세의 주요 배경으로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가장 먼저 꼽힌다. 지난해 4분기 게임주 실적은 신작 출시 지연과 기존 게임의 매출 정체로 대부분 예상치를 밑돌았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현대증권은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을 202억원으로 추정하면서 증권사들의 전망치(컨센서스)보다 20%가량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1회성 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추정치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2일부터 보호자가 원할 경우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선택적 셧다운제’가 시행에 들어간 데 이어 게임을 2시간 이상 연속으로 하면 10분 정도 접속이 끊어지는 ‘쿨링오프’를 포함한 다양한 게임 과몰입 방지대책을 정부가 추진 중인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은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게임빌 컴투스 4개사에 대한 목표주가를 최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해외 매출 많은 기업 주목”

전문가들은 하지만 “최소 1년을 내다보는 투자자라면 최근의 조정이 저가매수에 나설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우선 한동안 지연됐던 신작게임 발표나 중국 진출이 1분기 중 속속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의 3차 비공개테스트(CBT)를 1분기 중 진행한다. 상용화 일정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해 ‘스페셜포스2’의 중국 진출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던 드래곤플라이는 올 2분기에 스페셜포스2를 중국에서 정식 론칭한다.

이에 힘입어 주요 게임주의 올해 연간 실적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5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엔씨소프트는 올해 그 규모가 3545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위즈게임즈는 1133억원에서 1545억원으로, ‘넘버원’ 모바일 게임사인 게임빌은 171억원에서 250억원으로 각각 연간 영업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부각된 규제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종목을 선별적으로 투자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대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셧다운제 실시로 업종 전반에 대한 규제리스크가 커진 건 사실이지만, 영향이 제한적인 종목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엔씨소프트 위메이드 게임빌 등 해외 매출 및 성인 이용자 비중이 높거나 셧다운제 적용을 유예받은 모바일 게임사가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