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마다 '구원투수'로 떠올랐던 국민연금이 금융주는 외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민연금이 과거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업종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금융주를 상대적으로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 장바구니 들여다보니…유망株는 금융?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현대위아한일이화, 삼성정밀화학, SK텔레콤, 신세계인터내셔날, 한국콜마 등 종목에 대한 지분을 5% 이상 신규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

신흥기계제닉, 테라세미콘, 제닉, 일진다이아, 이녹스, 유비벨록스, 우주일렉트로닉스, 우림기계 등 코스닥 종목들도 5% 이상씩 신규 편입했다.

기존 보유하고 있던 대형종목들의 지분도 늘렸다. 삼성전자를 비롯 기아차, 현대제철,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전자, SK케미칼, KT, 포스코, 제일기획, 호텔신라, CJ오쇼핑, 현대백화점 등의 보유 지분이 1~2% 이상씩 증가했다. 종근당바이오는 보유지분을 추가로 3.40% 늘렸다.

최근 증시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는 IT(정보기술)주를 비롯 완성차와 자동차부품, 내수주, 코스닥 중소형주를 비교적 골고루 사들인 모습이다. 다만 증권과 보험 등 금융주는 예외였다.

국민연금은 금융주 중에서 우리투자증권(지분 3.94%)과 우리금융(5.07%)을 신규 매수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신규 취득했다고 발표한 25개 종목 중 단 2개 종목만 금융주에 할당한 것이다.

이는 국민연금이 그동안 비교적 편식하지 않는 투자를 해온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그동안 특정 종목을 매수하기보다는 코스피 지수 자체를 매수하는 개념의 투자를 해왔다"며 "장기적인 안목하에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저가매수에 나서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금융주가 제외된 것은 몇 가지 악재가 겹쳐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유럽 금융기관의 부실화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저축은행 사태, 신용카드 수수료, 각종 이자율 인하 등 정책변수가 그간 금융주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를 추종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국민연금이 금융주를 주목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게 증권업계 진단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내 IT(전기전자)는 시총 비중 20%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자동차·조선(15%), 금융(13%)이 뒤를 잇고 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그동안 금융주에만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금융주에도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타 업종을 추가로 매수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있는데다 외국인 매도를 유발할 수도 있다"며 "수익율 차원에서도 다른 종목들과 비중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 성연호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