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서프라이즈' 기대…주가 사상 최고치
삼성전자 주가가 새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신기원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3일 2.31%(2만5000원) 상승한 110만5000원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가다. 탄탄한 실적에다 다양한 성장스토리, 기관과 외국인의 계속되는 러브콜이 어우러진 결과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한층 강화되고 있어 주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부에서는 142만원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어닝서프라이즈' 기대…주가 사상 최고치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감 솔솔

삼성전자는 2일과 3일 이틀 연속 2% 이상 상승했다. 이날 종가 110만5000원은 장중과 종가를 통틀어 사상 최고가다. 작년 연중 최저치였던 67만2000원(8월19일 장중)과 비교하면 64.4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7%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시가총액도 162조7658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유가증권시장 내 비중이 15.07%로 높아졌다. 시총비중이 15%를 넘어선 것은 2006년 3월2일 이후 5년 만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연초부터 기세를 올리는 것은 어닝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4조74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 3분기(4조2528억원)보다 5000억원가량 늘어나는 수준이다. 최근 들어선 실제 이익이 이를 뛰어넘었을 것이란 관측이 줄을 잇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5조1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HDD사업부 매각차익 등 4분기 1회성 수익이 5000억원 생겨 영업이익이 늘어났을 것”이라며 “1회성 수익을 제외하더라도 4조6000억원의 예상 영업이익은 3분기 대비 8%가량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부문별로 판가하락 영향으로 D램 부문 이익이 감소했을 뿐 디스플레이패널, 디지털 미디어,스마트폰 부문 등이 골고루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4분기 영업이익이 5조29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봤다. 통신부문 영업이익이 2조63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반도체부문도 2조3900억원에 달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이를 포함하면 작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넘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 작년 4분기 실적가이드를 발표할 예정이다.

◆“내가 제일 잘나가”

삼성전자 '어닝서프라이즈' 기대…주가 사상 최고치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외에 스마트폰등 거의 전 부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것도 주가를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애플을 따돌리고 스마트폰 세계 1위에 올랐다.

다양한 분야에서 실적이 좋아지다 보니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8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도 삼성전자 지분율은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기관들도 작년 말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하이닉스 LG전자 등 정보기술(IT)주를 쓸어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6개월 목표주가를 142만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국내 기관이 주도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컨센서스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도 문제다.

전정우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책임자(CIO)는 “그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업종 비중을 많이 늘렸다”며 “단기적으로 우려스러운 것은 기관들이 이미 IT주를 많이 샀고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말부터 매수에 소극적이던 외국인이 추가로 매수에 나설지 여부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의 실적호조 기대감 등으로 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도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말 이후 상대적으로 강세흐름을 유지하면서 IT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2005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인 25.3%로 높아졌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