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저조했던 기업공개(IPO) 흥행을 딛고 GS리테일이 거침없이 상승세다. 편의점 사업에 대한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기존 유통업종 내 터줏대감인 이마트를 밀어내고 기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26일 오전 9시57분 현재 GS리테일은 전날 대비 5.80% 오른 2만3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개장 초반에는 11%대 까지 급등하며 상장 첫날 상한가에 이어 급등세를 연출했다.

반면 할인마트의 대표주자인 이마트는 된서리를 맞았다. 이마트는 GS리테일 상장일에 3.06% 내린 데 이어 이날도 소폭 내리고 있다.

GS리테일 상장일에 기관은 총 24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전체 종목 중 GS리테일은 기관 매수 상위 2순위로 이름을 올렸다.

GS리테일과 이마트의 엇갈린 주가 흐름은 향후 할인마트와 편의점의 사업성에 대한 전망 차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경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저출산과 노령화, 1인 가구의 증가 추세는 소량·근접상권 구매와 간편가정식 소비 트렌드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면서 "편의점과 할인마트를 놓고 보면 편의점의 성장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12월 제정된 상생법에 따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이 출점에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앞으로 식료품과 유통시장은 편의점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증권은 현재 편의점 시장의 확장 속도를 고려할 때 2011년 현재 9조8000억원, 2만개 점포인 편의점 시장이 향후 5년 이내에는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GS리테일 주가 고평가 논란에 대해서도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우원은 "GS리테일은 향후 10년 이상 10%대 중반의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5년 이상 수익 성장이 20%선을 유지할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이런 실적 추정이 가능하면 PER 20배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선 주가 수준이 부담스럽다는 관측이 많은 상황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공모가 2만1000원은 올해 예상 실적 대비 PER 15.5~18.5배 수준으로 국내 대표 유통업체 대비 높은 수준이다. 공모가 대비 20% 이상 상승한 주가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GS리테일의 주가 수준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태로 판단된다"면서 "다른 유통주와 비교해 매력적인 가격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