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피지수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6일 전강후약 장세를 보인 끝에 1850선으로 주저앉았다. 장 초반 1910선을 넘어서면서 1%대 강세를 보인 지수는 오전장 후반 반락, 이후 낙폭을 키워가는 흐름을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 문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오후 들어 기관 매도세가 이어졌고,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설이 유포된 것도 투자심리 위축을 부추겼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유럽 재정위기 우려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은행에 대한 경고로 하락 마감한 점은 이날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유럽에 대한 불안이 주요 지수 발목을 잡았다. 남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의 불똥이 동유럽으로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피치는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 미국 은행의 위험 노출도가 현재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위기가 제때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국 은행 산업의 신용 전망이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은행주들이 약세를 나타냈다.

증권업계에선 당분간 유럽 재정위기 이슈가 시장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7%를 넘어서고 미국 금리는 2% 아래로 향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이 원하던 상황과 정반대"라며 "이는 이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고, 이탈리아 채권을 소화해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유동성 공급원인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적 결정이 금융시장 전반의 흐름을 관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의 정치인들은 머뭇거리고 있고, 이탈리아의 긴축을 이탈리아인들의 선의에만 맡기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중심부까지 퍼진 불길을 진화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 ECB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CB가 문제 국가들의 국채 매수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시장 참여자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관측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