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산업 1인자'들 연말 증시 달군다
'대어(大漁)'급 장외기업들이 증시 반등을 틈타 상장을 서두르면서 연말 기업공개(IPO)시장을 달구고 있다. 이달 공모를 진행했거나 앞둔 업체는 10곳으로 하반기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이번 IPO 대상에는 국내시장을 독과점 수준으로 지배하는 신사업 분야 기업이 다수 포진됐다. 제대로 비교할 만한 상장사가 없다 보니 공모가 산정에서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상장 후 상승 여력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국내 1위'들 몰려온다

대표적인 업체가 오는 23,24일 양일간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사파이어테크놀로지다. LED 핵심소재인 사파이어 단결정 잉곳을 생산하는 회사로 세계시장에서 미국 루비콘,러시아의 모노크리스탈과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올 상반기만 따지면 세계 1위다. 공모예정가를 기준으로 올 상반기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 수준으로 공모가 산정 시 비교 기준이 됐던 서울반도체,일진디스플레이 등의 절반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

방송용 모니터를 만드는 티브이로직도 국내에서 적수가 없다. 시장점유율이 80%로 세계시장에서는 일본의 소니,JVC와 함께 3강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처럼 상장사 중 동종 업체가 없다 보니 코텍 토비스 등 산업용 모니터 회사들과 비교해 가치를 산정했다.

17,18일 공모에 나서는 이엠넷은 지난해 기준 국내 검색광고 시장 부문 점유율 10.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지사를 포함한 광고 취급액이 1370억원에 달한다. 또 9일 공모에 들어가는 쎄미시스코와 최근 공모를 마친 아이테스트는 각각 반도체 테스트 장비 부문과 플라즈마공정 진단장비 분야에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YG엔터,GS리테일 관심 1순위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꼽히는 YG엔터테인먼트도 23일 증시 데뷔가 예정돼 주목을 끌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는 경쟁사인 에스엠을 제치고 국내 1위에 올라섰다. 최근 소속사 가수 지드래곤의 대마초 흡입 사건이 알려지면서 공모가가 크게 낮춰졌지만 시장에서는 투자가치가 더 높아졌다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소속 가수별 매출 편향이 심하다는 점은 걸림돌로 지적된다.

빅뱅과 2NE1을 합한 2개 그룹 매출 비중이 77%에 달한다. 양민석 대표는 "내년에는 상반기 중 여성 그룹 한 팀,하반기 중 남성 그룹 한 팀을 각각 데뷔시키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GS리테일도 연말께 상장에 나선다. GS25는 작년 말 점포 수가 5011개로 1위인 훼미리마트(5345개)보다 뒤지지만 점포당 매출로는 업계 1위였다. GS수퍼마켓은 점포 수 225개로 롯데슈퍼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에 이어 3위이지만 상반기 매출은 롯데슈퍼 다음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고경봉/강유현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