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그리스발 악재에 '급락'…다우 297p↓
뉴욕증시가 그리스 우려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그리스 총리가 유로존 2차 지원안 수용 여부에 대해 국민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97.05포인트(2.48%) 내린 1만1657.96을 기록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35.02포인트(2.79%) 하락한 1218.28을 나타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77.45포인트(2.89%) 떨어진 2606.96으로 밀렸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그리스 2차 지원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국민투표에 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이 원치 않을 경우 2차 지원안은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투표를 통해 재정 긴축 이행을 위한 추진력을 얻겠다는 계산으로 해석했으나 만약 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올 경우 그동안 유로존 회원국들이 구체화했던 재정 위기 대응책의 근간이 흔들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리스는 2차 지원안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 등이 2차 구제금융 1000억유로를 제공하는 대신 재정 긴축과 민영화 이행 등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 이에 대해 그리스 노동계와 시민들은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마이클 물라니 피두시어리 트러스트 매니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국민투표는 매우 위험한 제안"이라며 "지난주만해도 그리스 위기는 뒤로 밀리는 관심사였으나 다시 시장 전면에 나타났다"고 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그리스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무질서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유로존의 금융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증시에서 금융주는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KBW 은행 지수는 4.9% 급락했다. 시티그룹(7.7%) 모건스탠리(8.0%) 등이 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6.3% 하락했다.

경기 지표도 악화됐다. 이날 발표된 10월 미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50.8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51.6) 대비 하락한 것이며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52)도 밑도는 수준이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고,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배럴당 1.59달러(1.71%) 내린 91.6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유럽증시도 급락세를 나타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122.65포인트(2.21%) 하락한 5421.57, 프랑스 CAC40 지수는 174.51포인트(5.38%) 밀린 3068.33을 기록했다. 독일 DAX30 지수도 5%대 낙폭을 나타냈다. 이탈리아 FTSE MIB 지수(-6.8%), 스페인 IBEX35 지수(-4.6%), 그리스 ASE지수(-7%) 등도 폭락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